피에르 가니에르·한국인 요리사 이현진씨 인터뷰

"한국에 머무는 동안 감자전 파전 등 각종 전과 양념 야채 등을 맛보면서 충분히 매력이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

자신의 이름을 딴 고급 레스토랑을 서울에 낸 피에르 가니에르 대표(57·사진 왼쪽)는 기자와 만나 "한국 고유의 식재료 및 요리법들을 적극 응용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 요리와 내 노하우를 접목해 새로운 요리법을 창조하는 것이 도전 과제"라고 덧붙였다.

세 시간 이상 걸리는 식사시간이 성미 급한 한국인에게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는 질문에 가니에르 대표는 "파리 도쿄 서울 어디든 바쁜 것은 똑같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최고급 레스토랑이라고 틀이나 의식이 있는 것은 아니고 시간은 자신에게 맞게 조절하면 문제 없다"며 "새로운 요리와 맛으로 축제 분위기를 조성해 시간 가는 줄도 모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희소성이 호기심을 부른다는 원칙에 따라 도쿄점,홍콩점과 이번 서울점을 끝으로 아시아에선 더 이상 레스토랑을 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가니에르 요리의 특징은 '철저한 현지화'.레스토랑 별실 중 모파상방 벽은 서예붓으로 그린 듯한 나무와 산이 있고,게를 우려낸 소스나 샴페인을 쌀밥에 부은 '쌀,샴페인을 가미한 비스크' 등도 한국화한 메뉴의 대표적인 사례다.

그의 현지화 전략 중심에는 파리 '피에르 가니에르'의 한국인 헤드셰프 이현진씨(28·오른쪽)가 있다. 이씨는 2001년 프랑스로 떠나 요리학교인 '파리 르 코르동 블루'를 나온 뒤 파리의 유명 레스토랑인 '아틀리에 드 조엘 로부숑'을 거쳐 지난해 8월부터 '피에르 가니에르'에서 일해왔다.

이씨는 "셰프들이 모두 도라지,연근,마 같은 한국 식재료에 관심이 많다"며 "한국인으로서 가장 한국적인 가니에르 요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