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구제금융안 부결 '후폭풍'] 유가ㆍ원자재 급락속 金값만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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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기 둔화로 수요감소 예상…투기자금도 '썰물'
글로벌 금융위기 확산으로 지난 상반기 천정부지로 치솟던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의 하락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금융시장 불안이 이어지면서 최대 소비국인 미국 등에서 경기 침체로 수요 둔화가 예상되고 원자재 선물시장에 몰렸던 투기 자금도 이탈해 가격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30일 전했다. 반면 안전 자산으로 평가받는 금값은 치솟고 있다.
29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지난 주말 종가보다 10.52달러(9.8%) 떨어진 배럴당 96.37달러로 마감됐다.
이날 유가 하락률은 NYMEX 사상 가장 큰 것이며 하락폭도 2001년 11월 이후 7년 만에 최대다. 구제금융 법안의 부결이 시장에 악영향을 주게 되면 결국 글로벌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고 석유 수요가 그만큼 줄어들게 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30일 긴급 성명을 통해 구제금융법안 처리를 촉구한 뒤 WTI는 개장 직후 배럴당 2.31달러 오른 98.68달러에 거래돼 상승세로 돌아섰다.
구리 알루미늄 등 산업용 원자재 가격도 동반 폭락했다. 원자재 가격 동향을 대표하는 로이터CRB지수는 이날 21.35포인트(5.8%) 하락해 343.22까지 떨어졌다. 로이터CRB지수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3분기에만 21.2% 떨어져 1956년 이후 분기별 기준으로 사상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반면 금값은 안전 자산에 대한 선호로 급등했다. 뉴욕 시장에서 12월 인도분 금값은 지난주 종가보다 온스당 12.40달러 오른 894.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선물 시장에 몰렸던 투기 자금도 빠져 나가 가격 하락의 요인이 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씨티그룹 보고서를 인용,보도했다. 지난 7월 이후 원자재 선물시장에서 향후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투자되는 롱(매수) 포지션이 500억달러 감소해 80억달러 정도만 남은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의 경제성장률 저하도 원자재값 하락에 기여하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마이클 르위스 상품분석팀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회견에서 "매년 세계 원자재 수요 증가분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경제의 조정은 원자재 수요 억제에 영향을 미쳐 가격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
글로벌 금융위기 확산으로 지난 상반기 천정부지로 치솟던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의 하락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금융시장 불안이 이어지면서 최대 소비국인 미국 등에서 경기 침체로 수요 둔화가 예상되고 원자재 선물시장에 몰렸던 투기 자금도 이탈해 가격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30일 전했다. 반면 안전 자산으로 평가받는 금값은 치솟고 있다.
29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지난 주말 종가보다 10.52달러(9.8%) 떨어진 배럴당 96.37달러로 마감됐다.
이날 유가 하락률은 NYMEX 사상 가장 큰 것이며 하락폭도 2001년 11월 이후 7년 만에 최대다. 구제금융 법안의 부결이 시장에 악영향을 주게 되면 결국 글로벌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고 석유 수요가 그만큼 줄어들게 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30일 긴급 성명을 통해 구제금융법안 처리를 촉구한 뒤 WTI는 개장 직후 배럴당 2.31달러 오른 98.68달러에 거래돼 상승세로 돌아섰다.
구리 알루미늄 등 산업용 원자재 가격도 동반 폭락했다. 원자재 가격 동향을 대표하는 로이터CRB지수는 이날 21.35포인트(5.8%) 하락해 343.22까지 떨어졌다. 로이터CRB지수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3분기에만 21.2% 떨어져 1956년 이후 분기별 기준으로 사상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반면 금값은 안전 자산에 대한 선호로 급등했다. 뉴욕 시장에서 12월 인도분 금값은 지난주 종가보다 온스당 12.40달러 오른 894.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선물 시장에 몰렸던 투기 자금도 빠져 나가 가격 하락의 요인이 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씨티그룹 보고서를 인용,보도했다. 지난 7월 이후 원자재 선물시장에서 향후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투자되는 롱(매수) 포지션이 500억달러 감소해 80억달러 정도만 남은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의 경제성장률 저하도 원자재값 하락에 기여하고 있다. 도이체방크의 마이클 르위스 상품분석팀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회견에서 "매년 세계 원자재 수요 증가분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경제의 조정은 원자재 수요 억제에 영향을 미쳐 가격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