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구제금융안 부결 '후폭풍'] "내년 사업계획 벌써 3번째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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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급등 … 돈맥경화 … 실적악화 …
LG전자 디지털디스플레이 사업본부는 최근 내년도 사업계획을 세 번째로 고쳐 썼다. 미국발(發) 금융위기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이 예상보다 심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새로운 사업계획서를 만든 것이다. 예상 수준 이상으로 환율이 급등한 것도 사업계획을 다시 짜게 된 원인 중 하나였다.
SK에너지 자산담당 직원들은 환율로 인해 신경이 바짝 곤두서있다. 9월 한 달 동안 원.달러 환율이 130원이나 급등,장부상 환차손이 3900억원으로 불어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 4사의 환차손을 합치면 9100억~1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사는 신통찮고…
미국발 '금융 쓰나미'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환율,심화되고 있는 자금경색 등으로 산업계가 혼란에 빠졌다.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수출기업들의 실적도 3분기를 기점으로 급속하게 악화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올렸던 전자업종 기업들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에 비해 30~70%가량 뒷걸음질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이 침체로 빠져들면서 반도체,디스플레이,휴대폰 등 전자업종 '빅3 주력상품'의 업황이 예상보다 부진한 탓이다.
이 같은 전망은 주요 증권사들의 실적전망 리포트에 그대로 나타난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2분기 1조8900억원의 절반 수준인 9400억원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LG디스플레이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유진투자증권은 이 회사의 3분기 영업이익을 2분기 8810억원의 6분의 1에 불과한 1430억원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업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하이투자증권은 현대자동차의 3분기 영업이익이 업황 악화와 파업 등으로 2분기 6626억원의의 4분의 1에 불과한 1786억원 선에 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기업들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라며 "달러화로 원료를 사와야 하는 수입업종과 중소기업들의 상당수는 적자를 면키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돈줄도 마르고…
기업들의 또 다른 고민은 자금난이다. 신사업과 M&A(인수.합병),시설투자 등을 위해 자금을 확보하려는 기업은 많지만 돈을 빌리기는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금융권은 대출을 자제하고 있고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금리도 천정부지로 높아진 상태다. 외국에서 빚을 얻자니 껑충 뛴 원.달러 환율이 걱정스럽다. 매출 600대 기업 중 81.7%가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최근 설문 조사 결과가 이를 방증한다.
업계에서는 M&A를 준비하는 대기업들이 금명간 자금 확보에 나설 전망이어서 중견기업과 중소기업들의 '돈맥경화' 현상이 한층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샌디스크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1조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해양의 인수전에 뛰어든 GS,한화그룹 등도 자금 마련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도 사업계획의 핵심은 자금조달 전략"이라며 "자금조달 경쟁이 매출 경쟁 이상으로 치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은 어떻게…
기업들은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실물경제 위축이 4분기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 관계자는 "북미시장에서 이미 중.대형 차종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량이 급격히 떨어진 상태"라며 "소형차 위주의 판매 전략을 강화하는 등 중.장기 사업전략을 새로 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에서 경영 묘수를 짜내기 위한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동원F&B는 오는 6일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4분기 경영계획 워크숍'을 열고 경영과 관련된 세부 대책을 세울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경영 환경 예측이 힘들어져 연말에만 열었던 경영 계획 워크숍을 분기에 한 번씩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LG전자 디지털디스플레이 사업본부는 최근 내년도 사업계획을 세 번째로 고쳐 썼다. 미국발(發) 금융위기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이 예상보다 심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새로운 사업계획서를 만든 것이다. 예상 수준 이상으로 환율이 급등한 것도 사업계획을 다시 짜게 된 원인 중 하나였다.
SK에너지 자산담당 직원들은 환율로 인해 신경이 바짝 곤두서있다. 9월 한 달 동안 원.달러 환율이 130원이나 급등,장부상 환차손이 3900억원으로 불어났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 4사의 환차손을 합치면 9100억~1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사는 신통찮고…
미국발 '금융 쓰나미'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환율,심화되고 있는 자금경색 등으로 산업계가 혼란에 빠졌다.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수출기업들의 실적도 3분기를 기점으로 급속하게 악화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올렸던 전자업종 기업들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에 비해 30~70%가량 뒷걸음질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이 침체로 빠져들면서 반도체,디스플레이,휴대폰 등 전자업종 '빅3 주력상품'의 업황이 예상보다 부진한 탓이다.
이 같은 전망은 주요 증권사들의 실적전망 리포트에 그대로 나타난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2분기 1조8900억원의 절반 수준인 9400억원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LG디스플레이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유진투자증권은 이 회사의 3분기 영업이익을 2분기 8810억원의 6분의 1에 불과한 1430억원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업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하이투자증권은 현대자동차의 3분기 영업이익이 업황 악화와 파업 등으로 2분기 6626억원의의 4분의 1에 불과한 1786억원 선에 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기업들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라며 "달러화로 원료를 사와야 하는 수입업종과 중소기업들의 상당수는 적자를 면키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돈줄도 마르고…
기업들의 또 다른 고민은 자금난이다. 신사업과 M&A(인수.합병),시설투자 등을 위해 자금을 확보하려는 기업은 많지만 돈을 빌리기는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금융권은 대출을 자제하고 있고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금리도 천정부지로 높아진 상태다. 외국에서 빚을 얻자니 껑충 뛴 원.달러 환율이 걱정스럽다. 매출 600대 기업 중 81.7%가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최근 설문 조사 결과가 이를 방증한다.
업계에서는 M&A를 준비하는 대기업들이 금명간 자금 확보에 나설 전망이어서 중견기업과 중소기업들의 '돈맥경화' 현상이 한층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샌디스크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1조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해양의 인수전에 뛰어든 GS,한화그룹 등도 자금 마련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도 사업계획의 핵심은 자금조달 전략"이라며 "자금조달 경쟁이 매출 경쟁 이상으로 치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은 어떻게…
기업들은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실물경제 위축이 4분기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 관계자는 "북미시장에서 이미 중.대형 차종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량이 급격히 떨어진 상태"라며 "소형차 위주의 판매 전략을 강화하는 등 중.장기 사업전략을 새로 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에서 경영 묘수를 짜내기 위한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동원F&B는 오는 6일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4분기 경영계획 워크숍'을 열고 경영과 관련된 세부 대책을 세울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경영 환경 예측이 힘들어져 연말에만 열었던 경영 계획 워크숍을 분기에 한 번씩 개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