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의 주가 수준(밸류에이션)이 20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전 세계 금융 시장이 혼란에 빠지며 증시도 동반 조정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영증권은 30일 글로벌 증시의 향후 12개월 예상 이익을 주가와 비교한 주가수익비율(PER)이 지난 24일 기준 10.4배로 추락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증시의 PER 10.4배는 데이터 집계를 시작한 1988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머징마켓 평균은 8.4배로 선진 시장(10.6배)보다 크게 낮았으며 2002년 기록한 역사적 저점(8.2배)에 바짝 근접해 있다. PER는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낮을수록 해당 주식이 저평가됐다는 의미다.

국가별로는 러시아(4.0배) 브라질(7.1배) 인도네시아(8.1배) 독일(8.2배) 영국(8.2배) 중국(9.4배) 증시가 글로벌 평균보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금융 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이 11.2배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일본(12.7배) 홍콩(12.9배) 칠레(13.4배) 등은 다소 높게 나타났다. 한국은 9.1배로 조사됐다.

김지희 신영증권 계량분석 연구원은 "지난 29일 기준 글로벌 증시의 PER는 10배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또 "한국 시장을 글로벌 증시와 비교할 때 경기 소비재와 산업재가 각각 35%와 19%씩 할인된 상태이며 국내 업종 간 비교에서는 소재·에너지·금융 섹터가 상대적으로 낮은 PER로 거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