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구제금융법안 처리 촉구 성명

미국의 흔들리는 리더십이 세계 금융시장을 패닉 상태에 빠뜨렸다. 부시 행정부와 공화.민주 양당 지도부가 합의한 구제금융법안이 29일(현지시간) 하원에서 부결되자 다우지수가 사상 최대폭으로 하락하고,안전자산인 금과 국채 가격은 치솟았다.

미국 증시에서는 이날 하루에만 1조2000억달러(1450조원)의 시가총액이 날아갔다. 700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무색케 하는 규모다.

월가 전문가들은 하원이 법안을 무산시킨 것은 의회의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탓이라고 비판했다.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로렌스 핑크 회장은 "구제금융 방안이 궁극적으로 이익이 될 게 확실한 데도 (11월 의원 선거를 앞두고 표를 의식한) 의회가 이를 외면하는 등 위험한 불장난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원은 이날 정부가 제출한 구제금융법안을 놓고 실시한 표결에서 총 434명의 참석자 중 반대 228,찬성 205,기권 1로 부결시켰다.

한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30일 증시개장 직전인 오전 8시45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긴급 성명을 통해 "구제금융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면 미국의 경제적 손실은 고통스럽고 오래갈 것"이라며 "의회는 지금 바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의 연설로 투자자들 사이에 구제금융법안 처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뉴욕증시의 다우지수는 상승세로 출발해 장중 251.60포인트(2.43%) 올랐다.

뉴욕=이익원 특파원/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