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매케인, 리더십 시험대에 "구제금융법안 표결서 역할 못해"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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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상 최대의 구제금융 법안이 부결된 것을 계기로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후보와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당장 29일(현지시간) 미 하원 표결에서 민주당 의원 95명과 공화당 의원 133명이 반대표를 행사해 두 후보는 차기 지도자 후보로서 찬성표를 결집시키는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는 따가운 지적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두 후보가 앞으로 소속 당의 의원들을 어떻게 설득해 찬성표를 모으냐에 따라 지도력이 평가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통령에 당선된 뒤의 금융위기 수습 능력과 전반적인 경제관리 능력을 미리 재볼 수 있는 충분한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현재 수세에 몰린 쪽은 매케인이다. 특히 공화당 하원의원 199명 중 3분의 2 이상이 반대하는 바람에 매케인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매케인은 지난 26일 예정됐던 오바마의 1차 TV토론을 연기하자고 승부수를 던지면서 초당적으로 금융위기를 극복하자는 입장이었지만 소속 당의 표도 관리하지 못했다. 공화당 찬성표를 이끌어냈다면 당 장악력은 물론 위기관리 능력을 과시할 좋은 기회였으나 실기한 셈이다.
그렇지 않아도 경제관리 능력이 오바마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온 매케인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지지율 만회나 역전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오바마는 "아직 법안처리가 끝난 게 아니다"면서 "금융시장 참여자들이 침착성을 잃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주문하는 등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모습이다.
한편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집권당인 공화당 하원의원들로부터 발등을 찍힌 꼴이 됐다. 이날 표결 직전 구제 법안에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들의 리스트를 만들어 막판 읍소작전을 폈지만 반란표가 많아 실패하고 말았다. 부시 대통령은 앞서 이날 아침 TV에도 출연해 "아주 어려운 표결이 될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호소했지만 민주당보다 훨씬 많은 공화당 의원들이 '보스'의 말을 거역해 정권 말기 힘 빠진 대통령의 처지를 실감해야 했다. 이로써 그의 레임덕(권력누수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부시 대통령이 권력통제 자체가 불가능한 '브로큰 덕(Broken Duck)'에 빠진 상태라고 비판하고 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
당장 29일(현지시간) 미 하원 표결에서 민주당 의원 95명과 공화당 의원 133명이 반대표를 행사해 두 후보는 차기 지도자 후보로서 찬성표를 결집시키는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는 따가운 지적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두 후보가 앞으로 소속 당의 의원들을 어떻게 설득해 찬성표를 모으냐에 따라 지도력이 평가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통령에 당선된 뒤의 금융위기 수습 능력과 전반적인 경제관리 능력을 미리 재볼 수 있는 충분한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현재 수세에 몰린 쪽은 매케인이다. 특히 공화당 하원의원 199명 중 3분의 2 이상이 반대하는 바람에 매케인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매케인은 지난 26일 예정됐던 오바마의 1차 TV토론을 연기하자고 승부수를 던지면서 초당적으로 금융위기를 극복하자는 입장이었지만 소속 당의 표도 관리하지 못했다. 공화당 찬성표를 이끌어냈다면 당 장악력은 물론 위기관리 능력을 과시할 좋은 기회였으나 실기한 셈이다.
그렇지 않아도 경제관리 능력이 오바마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온 매케인은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지지율 만회나 역전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오바마는 "아직 법안처리가 끝난 게 아니다"면서 "금융시장 참여자들이 침착성을 잃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주문하는 등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모습이다.
한편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집권당인 공화당 하원의원들로부터 발등을 찍힌 꼴이 됐다. 이날 표결 직전 구제 법안에 반대하는 공화당 의원들의 리스트를 만들어 막판 읍소작전을 폈지만 반란표가 많아 실패하고 말았다. 부시 대통령은 앞서 이날 아침 TV에도 출연해 "아주 어려운 표결이 될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호소했지만 민주당보다 훨씬 많은 공화당 의원들이 '보스'의 말을 거역해 정권 말기 힘 빠진 대통령의 처지를 실감해야 했다. 이로써 그의 레임덕(권력누수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부시 대통령이 권력통제 자체가 불가능한 '브로큰 덕(Broken Duck)'에 빠진 상태라고 비판하고 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