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구제금융안 부결 '후폭풍'] 환율, 거래부진속 '롤러코스트'...금리, 갑작스런 인하說에 급락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원.달러 환율이 30일 급등세를 이어갔지만 패닉(심리적 공황)은 모면했다. 이날 환율이 장 초반 달러당 1230원까지 오르자 추격 매수세가 뚝 끊겼고 이후 상승폭은 크게 둔화됐다. 앞으로 대형 악재만 터지지 않으면 환율이 당분간 '숨 고르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채권 금리는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급락했다.
◆차익매물 봇물
이날 환율은 미국 의회가 7000억달러 구제금융안을 부결시켰다는 소식으로 장 초반 41원 넘게 뛰었다. 평소 같으면 '묻지 마 달러 매수'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시장에선 오히려 차익 매물이 쏟아졌다. 김두현 외환은행 차장은 "은행권과 업체들 모두 추격 매수에 나서지 않았다"며 "1230원이란 가격대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이 큰 가운데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필요하면 외환 현물시장에 외환보유액을 통해 달러화를 투입하겠다"고 밝힌 것도 시장 불안 심리를 가라앉히는 데 기여했다.
이진우 NH선물 금융공학실장은 "'곧 1300까지 간다'고 말하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는 것은 단기적으로 상투라는 방증"이라며 "지금까지 경험한 것 이상의 대형 악재만 터지지 않는다면 환율은 당분간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최근 외환시장은 거래량이 전반적으로 줄어든 상황이라 약간의 달러화 매수 주문만으로 환율이 요동 칠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 이후 한때 130억달러에 달했던 하루 외환시장 거래량(은행 간 기준)이 최근에는 50억~70억달러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 24일에는 50억달러를 밑돌기도 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어제(29일) 수출보험공사의 환헤지성 달러화 매수 주문 5억달러에 시장이 휘둘린 것도 외환시장의 거래 규모가 줄었기 때문"이라며 "언제든 이런 일이 재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리 인하 기대도
채권 금리는 이날 갑작스러운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급락(채권값 상승)했다. 이날 발표된 산업활동 동향 지표가 예상보다 나빴고 국내 금융시장은 물론 실물 경제도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대두한 것.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의 자회사 무디스이코노미닷컴이 이날 "한국이 내수 경기를 부양하고 기업들의 자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조만간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한 것도 금리 인하 기대감을 부추겼다. 서철수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시장에서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풀기 위해서는 금리 인하 외에는 답이 없다'고 베팅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객관적인 여건상 한은이 실제 금리 인하에 나서기는 힘든 상황이라는 의견이 많다. 국제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물가 불안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이 지난 7월 5.9%에서 8월 5.6%로 둔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물가관리 목표 상한선(3.5%)을 웃돌고 있어 상당 기간 물가 불안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신동준 현대증권 채권분석팀장은 "최근 채권 금리가 단기 급등한 데 대한 기술적 조정 성격이 있는 가운데 금리 인하설도 하나의 '구실'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차익매물 봇물
이날 환율은 미국 의회가 7000억달러 구제금융안을 부결시켰다는 소식으로 장 초반 41원 넘게 뛰었다. 평소 같으면 '묻지 마 달러 매수'가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시장에선 오히려 차익 매물이 쏟아졌다. 김두현 외환은행 차장은 "은행권과 업체들 모두 추격 매수에 나서지 않았다"며 "1230원이란 가격대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이 큰 가운데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필요하면 외환 현물시장에 외환보유액을 통해 달러화를 투입하겠다"고 밝힌 것도 시장 불안 심리를 가라앉히는 데 기여했다.
이진우 NH선물 금융공학실장은 "'곧 1300까지 간다'고 말하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는 것은 단기적으로 상투라는 방증"이라며 "지금까지 경험한 것 이상의 대형 악재만 터지지 않는다면 환율은 당분간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최근 외환시장은 거래량이 전반적으로 줄어든 상황이라 약간의 달러화 매수 주문만으로 환율이 요동 칠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 이후 한때 130억달러에 달했던 하루 외환시장 거래량(은행 간 기준)이 최근에는 50억~70억달러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 24일에는 50억달러를 밑돌기도 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어제(29일) 수출보험공사의 환헤지성 달러화 매수 주문 5억달러에 시장이 휘둘린 것도 외환시장의 거래 규모가 줄었기 때문"이라며 "언제든 이런 일이 재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리 인하 기대도
채권 금리는 이날 갑작스러운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급락(채권값 상승)했다. 이날 발표된 산업활동 동향 지표가 예상보다 나빴고 국내 금융시장은 물론 실물 경제도 유동성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대두한 것.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의 자회사 무디스이코노미닷컴이 이날 "한국이 내수 경기를 부양하고 기업들의 자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조만간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한 것도 금리 인하 기대감을 부추겼다. 서철수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시장에서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풀기 위해서는 금리 인하 외에는 답이 없다'고 베팅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객관적인 여건상 한은이 실제 금리 인하에 나서기는 힘든 상황이라는 의견이 많다. 국제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물가 불안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이 지난 7월 5.9%에서 8월 5.6%로 둔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물가관리 목표 상한선(3.5%)을 웃돌고 있어 상당 기간 물가 불안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신동준 현대증권 채권분석팀장은 "최근 채권 금리가 단기 급등한 데 대한 기술적 조정 성격이 있는 가운데 금리 인하설도 하나의 '구실'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