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에서 구제금융법안이 부결되면서 주가가 폭락하고 공황심리가 급속히 확산되는 '블랙 먼데이'가 빚어짐에 따라 시장 여기저기서 "충격적인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29일 다우지수는 사상 최대인 777.68포인트(6.98%) 폭락하면서 투자자들을 공황 상태로 몰아넣었다. S&P500지수도 에너지와 제조업 관련주가 일제히 폭락하면서 106.59포인트(8.8%) 급락,1106.42로 장을 마감했다. 하루 새 1조2000억달러의 시가총액이 허공에 사라지면서 정치권의 무책임한 행태에 대한 분노가 시장에 넘쳐흘렀다. 금융위기 대책을 놓고 제기된 정치적 혼선이 빚어낸 손실치고는 대가가 너무 컸다는 것이다. 하지만 30일 선물지수는 소폭 반등했다.
재커리 캐러벨 리버트와이스리서치 회장은 구제금융법안 부결 직후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현 상황을 '패닉'이라고 규정,"공포가 미친 듯이 날뛰고 있다"며 "이제 금융시장 붕괴의 전형적인 순간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긴박한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오자 부실 금융사의 줄도산 등 앞으로의 파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터져나왔다. 마이클 폰드 바클레이즈캐피털 채권담당자는 "투자자들이 허탈해할 정도로 좌절감이 컸다"며 "신뢰 상실로 신용시장 악화가 지속될 경우 경제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투자자들은 안전자산인 미 국채와 금에만 투자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물론 구제금융법안 부결이 시장에 미치는 엄청난 파장을 확인한 만큼 양당이 협상을 통해 돌파구를 찾을 가능성이 크지만 새 법안이 마련될 마의 1주일 새 패닉에 빠진 시장은 더욱 멍들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