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장기간 순매도세를 이어가면서 코스닥시장이 몸살을 앓고 있다. 외국인들이 내다 파는 종목이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에 집중돼 있어 시장에 끼치는 악영향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30일 코스닥시장에선 외국인은 600억원 넘게 순매도하며 지난달 5일 이후 17일째 매도 우위를 이어갔다. 2005년(1월12~2월2일)의 최장 매도 기록 16일을 갈아치웠다. 외국인은 지난 3월에도 15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이어지며 코스닥지수는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대장주인 NHN를 비롯 메가스터디 태웅 성광벤드 평산 다음 등 시가총액 15위 내 대형주들에 매도세가 집중되며 낙폭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5일 이후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판 종목은 대장주 NHN으로 30일까지 순매도 규모가 1523억원에 달했다. 그 뒤를 이어 시총 4위 메가스터디와 3위 태웅이 각각 440억원,187억원에 이르는 순매도액을 나타냈다.

NHN에는 30일까지 8일간 매도가 이어졌으며,평산은 16일 동안 매물에 시달린 것으로 나타났다. 메가스터디는 기관이 30일까지 17일간 연속 순매수했지만 주가는 52주 최저가인 17만7000원까지 떨어졌다.

유동성 위기에 빠진 외국인이 악재가 겹친 인터넷주와 조선기자재주를 중심으로 시총 상위주들을 매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인터넷주는 각종 규제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며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했고,조선기자재주도 조선업황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해지며 조선주 하락과 함께 하락세를 나타냈다.

정근해 대우증권 연구원은 "시총 상위주들이 장을 주도해야 하지만 이들에서도 마땅히 주가를 띄울 재료가 보이지 않는다"며 "시장을 이끌 만한 주체가 없는 상태에서 코스닥시장이 외국인 매도세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공매도 물량도 매도 규모를 늘렸다는 지적이다. 조용식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NHN과 메가스터디의 경우 공매도 물량이 매도물량 중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시장에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