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구제금융안 부결 '후폭풍'] 금융위기 유럽·日·中으로 급속 전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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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소비의존 성장 패러다임 무너져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대란 파장이 유럽 일본 중국 등 전 세계 실물경제의 동반 침체로 번지고 있다. 하반기 들어 각국의 주요 경제지표들이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미 하원의 금융구제안 부결로 경기침체의 골이 더욱 깊어질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사업을 접고 직원들을 해고하고 있다"며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 불안과 소비 위축이 본격화되고,주택 수요 감소 현상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의 간판 경제전문가인 다나카 나오키 국제공공정책연구센터 이사장은 닛케이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소비를 전제로 해온 세계경제의 동반성장 패러다임이 무너졌다"며 "소비에서 저축하는 미국의 변화에 맞춰 각국은 성장모델을 새롭게 짜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선 이미 실물경제 침체가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지난주 발표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당초 추정치인 3.3%보다 0.5%포인트 낮은 2.8%로 나타나 시장에 충격을 줬다.
부동산시장 침체도 가속화되고 있다. 30일 발표된 S&P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에 따르면 미국 주요 10대 도시의 7월 주택가격은 전년 동기대비 17.5% 떨어져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87년 이후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미 부동산시장은 내년까지 15~20% 더 떨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소비심리도 급랭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지난해 12월 1.9%였던 개인소비지출 증가율이 지난 7월 0.7%로 떨어졌다.
유럽 경제도 이미 침체 국면에 들어섰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9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15개국)의 경기체감지수(ESI)는 전월 대비 0.8포인트 하락한 87.7로 나타났다. 7년 만에 최저치다. 이 수치가 100 이하면 불황을 체감하고 있다는 의미다. 유럽경제는 지난 2분기에 유로화 출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0.2%)을 나타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미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8%에서 1.4%로 낮춰 잡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이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일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30일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8월 가계소비지출은 가구당 29만1154엔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4.0% 감소했다. 시장 예상치(-1.4%)보다 훨씬 악화됐다. 지난달 일본은 26년 만에 처음으로 3240억엔(약 3조5000억원)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중국은 성장 둔화,물가 급등,부동산버블 붕괴 위기라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9.5%(아시아개발은행 추정)로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일 전망이다. 세계 경기 둔화로 인한 수출 감소와 자산(주식 및 부동산)가치 급락에 따라 소비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의 고공 행진도 이어지고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대란 파장이 유럽 일본 중국 등 전 세계 실물경제의 동반 침체로 번지고 있다. 하반기 들어 각국의 주요 경제지표들이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미 하원의 금융구제안 부결로 경기침체의 골이 더욱 깊어질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사업을 접고 직원들을 해고하고 있다"며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 불안과 소비 위축이 본격화되고,주택 수요 감소 현상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의 간판 경제전문가인 다나카 나오키 국제공공정책연구센터 이사장은 닛케이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소비를 전제로 해온 세계경제의 동반성장 패러다임이 무너졌다"며 "소비에서 저축하는 미국의 변화에 맞춰 각국은 성장모델을 새롭게 짜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선 이미 실물경제 침체가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지난주 발표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당초 추정치인 3.3%보다 0.5%포인트 낮은 2.8%로 나타나 시장에 충격을 줬다.
부동산시장 침체도 가속화되고 있다. 30일 발표된 S&P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에 따르면 미국 주요 10대 도시의 7월 주택가격은 전년 동기대비 17.5% 떨어져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87년 이후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미 부동산시장은 내년까지 15~20% 더 떨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소비심리도 급랭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지난해 12월 1.9%였던 개인소비지출 증가율이 지난 7월 0.7%로 떨어졌다.
유럽 경제도 이미 침체 국면에 들어섰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9월 유로존(유로화 사용 15개국)의 경기체감지수(ESI)는 전월 대비 0.8포인트 하락한 87.7로 나타났다. 7년 만에 최저치다. 이 수치가 100 이하면 불황을 체감하고 있다는 의미다. 유럽경제는 지난 2분기에 유로화 출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0.2%)을 나타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미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8%에서 1.4%로 낮춰 잡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이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일본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30일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8월 가계소비지출은 가구당 29만1154엔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4.0% 감소했다. 시장 예상치(-1.4%)보다 훨씬 악화됐다. 지난달 일본은 26년 만에 처음으로 3240억엔(약 3조5000억원)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중국은 성장 둔화,물가 급등,부동산버블 붕괴 위기라는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9.5%(아시아개발은행 추정)로 3년 연속 하락세를 보일 전망이다. 세계 경기 둔화로 인한 수출 감소와 자산(주식 및 부동산)가치 급락에 따라 소비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물가의 고공 행진도 이어지고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