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30일 일본 대만 등 주요 아시아 증시에 비해 돋보이는 방어력을 발휘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나스닥 선물 상승에 힘입은 기관투자가의 적극적인 매수세와 전날까지 이틀간의 코스피지수 선(先)조정 효과,정부의 발빠른 공매도 금지 조치,국내외 금리 인하 기대감 등이 요인으로 꼽힌다.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이 1446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활발한 매수에 나선 것이 코스피지수 낙폭을 줄이는 데 큰 힘이 됐다.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9월 들어 처음으로 순매도를 보였던 연기금은 이날 증시가 급락세를 나타내자 일찌감치 매수 우위를 보이며 1077억원을 순매수했다. 연기금의 증시 안전판 역할이 돋보이는 대목이었다는 평가다. 특히 증권사들은 이날 1330억원이나 순매수했다. 이 가운데 상당량이 주가연계증권(ELS)과 관련된 매수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보험은 7일 만에 순매수를 보였고 투신은 소폭 매수우위를 나타내다 장 막판 순매도로 돌아섰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미국 구제금융안이 결국엔 의회를 통과할 것이란 기대와 전날까지 이틀간 국내 증시가 조정을 보인 점이 기관 매수세를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외국인 매도 강도가 예상보다 크지 않았던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외국인은 이날 한때 2780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장 막판 대거 매수에 나서면서 순매도 규모를 1032억원으로 줄였다. 한국 증시 개장때부터 나스닥100선물은 강세를 보이다 장마감 때까지 상승폭이 2%를 웃돌기도 했다.

정부가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를 발빠르게 내놓은 것도 효과를 발휘했다. 지난 16일 코스피지수가 6.10% 빠졌을 때는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6040억원을 기록했고,18일 2.30% 하락했을 때는 4993억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이날 순매도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편이었다.

국내외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진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9월 산업생산이 예상보다 훨씬 부진하게 나오면서 오는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를 내릴 것이란 예상이 힘을 얻은 데다 미국도 구제금융안 부결에 따른 추가적인 '정책 카드'로 금리 인하를 고려할 것이란 전망이 고개를 들면서 코스피지수가 선전했다"고 설명했다.

장경영/김재후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