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옵션 상품인 키코(KIKO)에 가입한 26개 기업이 지난 8월 말까지 1000억원을 결제하지 못해 도산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9월들어 환율 상승폭이 더욱 가팔라 이들 기업은 물론 다른 키코 계약 기업들도 파산 위험에 처해 있다.

민주당 환헤지피해대책위원회 소속 송영길 의원 등은 3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감독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키코 상품에 가입한 26개 기업이 1000억원을 미결제해 도산할 처지에 처해 있다"며 정부의 조속한 지원을 촉구했다.

26개사가 가입한 키코 계약 잔액은 3억2004만달러 규모로 8월 말 환율 1089원을 기준으로 확정 손실이 1083억원,평가손실이 511억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특히 확정 손실 중 1031억원을 결제하지 못한 상태다.

은행별로 보면 SC제일은행이 5개사 미결제액 77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씨티 3개사 147억원 △신한 10개사 56억원 △국민 5개사 40억원 등의 순이었다.

송 의원은 "금감원에서 밝힌 8월 말 기준 키코 거래 기업의 피해액은 1조6943억원이지만 30일 오전 환율인 1219원을 기준으로 하면 2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키코 계약을 맺은 기업은 매월 정산해야 하기 때문에 9,10월이 고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1일 오전 당.정 협의를 갖고 키코 기업 구제 방안을 논의한다.

김현석/유창재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