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BII지분 14% 매각 … 2800억차익+달러유입

외국에서 돈을 들여올 때는 달러로,외국으로 돈을 내보낼 때는 원화로 지급하는 국민은행(은행장 강정원)의 '통화 테크'가 주목받고 있다.

국민은행은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인 BII의 지분 13.89%를 매각,3억1000만달러(3670억원 상당)를 국내에 갖고 들어온다고 1일 밝혔다.

국민은행은 BII 지분을 말레이시아 메이뱅크에 팔아 4억4300만 싱가포르달러를 받았고 이 돈을 싱가포르 시장에서 스와프를 통해 미화로 확보했다.

국민은행은 2003년 이 은행에 835억원을 투자한 뒤 이번에 3670억원을 회수해 5년 만에 2800억원이 넘는 차익을 올렸다.

국민은행은 이에 앞서 지난 8월 카자흐스탄 현지 은행인 BCC 지분 23%를 매입할 때는 5억달러에 약간 못치는 5255억원을 BCC 지분 매도자에게 송금했다. BCC 지분 매도자들은 카자흐스탄 중앙은행을 통해 599억 텡게(카자흐스탄 통화)로 바꿨고 원화를 갖게 된 카자흐스탄 중앙은행은 이 돈을 한국에 갖고 들어와 국채 매입 등으로 운용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회사를 포함해 국내 기업이 해외 기업을 인수합병(M&A)하면서 원화로 결제한 것은 국민은행이 처음이다.

국민은행의 이 같은 '통화 관리'는 금융 당국으로부터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특히 BCC 지분 인수 때 원화 결제에 대해 "이 같은 딜을 통해 외화 자금의 유출을 최소화하는 것은 대단히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서기열 국민은행 해외사업본부장은 "국내 외화유동성 관리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