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1시간 걸리던 거리가 2시간 가까이 걸려서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경기도 오산시에 사는 김세현(41)씨는 기자를 만나자 마자 분통을 터트렸다.평소와 똑같은 시간에 나왔지만 50분이나 지각을 하게 돼 중요한 미팅에 참석하지 못하게 된 것.김씨는 “버스전용차로제 정체로 출근 시간만 더 걸리게 돼 아침 출근길이 더 답답해졌다”며 “대책 없이 무조건 대중교통을 이용하라고 하는 게 말이 되는 것이냐”고 불만을 쏟아냈다.

경부고속도로 전일버스전용차로제가 처음 시행된 1일.경부고속도로에는 출근하는 차량들로 북새통을 이루었다.서울시가 버스전용차선 위반 차량을 단속하겠다고 발표해 일반 도로 차량들의 정체가 더욱 극심해진 것.게다가 단속 카메라 구간에서만 일반도로를 타다가 다시 버스전용차선으로 나오는 ‘얌체족’들이 곳곳에 나타나 도로의 혼란은 극에 달했다.갑자기 전용차선으로 끼어드는 승용차 때문에 버스가 급정거하는 일이 빈번해 대형사고로 이어질뻔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늘어나는 신도시 건설로 교통 수요가 많이 늘어나 승용차 이용자들을 대중교통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하지만 분당에서 여의도로 출퇴근한다는 강현숙(28)씨는 “여의도로 가는 버스는 달랑 두 대고 배차시간은 30분”이라며 “대중교통을 이용하게끔 만들어놓고 버스를 타라고 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운송업자 및 영업사원들의 불만도 높았다.식품 납품업을 하는 심월섭(35)씨는 “물건을 납품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차를 운전해야 하는데 차가 막혀 제때 물건을 납품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재철 기자 eesang6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