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취재여록] 기업의 국감 스트레스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1일 오후 국회 본관 3층 정무위원회 회의실.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국정감사를 앞두고 여야 간사 의원들이 국감 증인채택 문제를 놓고 한창 설전을 벌이고 있었다. 회의실 주변 복도에는 기업 관계자로 보이는 10여명이 초조한 기색으로 회의장에서 들려오는 한마디 한마디에 귀를 쫑긋 세웠다.

    이들은 다름 아닌 각 기업에서 나온 대외협력팀 직원.A기업 B모 대외협력팀장은 "각 상임위 소속 의원들의 동향과 증인채택 협의 과정을 파악하느라 지난주부터 매일 국회로 출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기업 대외협력팀 K차장은 기자에게 "우리 사장은 작년에도 국감장에 나왔는데 이번에도 증인으로 선정될 것 같으냐"고 물었다.

    국감이 다가오면서 기업들이 '국감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연례 행사처럼 진행돼온 '기업인 국감 벌세우기'가 올해도 어김없이 되풀이되고 있어서다. 매년 국감 때만 되면 자사 사장이 증인 후보로 거론되는 한 기업의 임원은 "일단 '부르고 보자'는 의원들의 막무가내식 행태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기업인들이 '봉'이냐"며 "혹시 몰라 관련 실무자들을 국감장에 모두 데리고 가다보니 국감 기간에는 회사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고 하소연했다.

    정유업체의 한 관계자는 "기름값 담합을 추궁한다는 이유로 정유사 최고경영자(CEO)들은 매년 국감의 단골 증인으로 채택된다. 올해도 마찬가지"라면서 "평소 자리를 함께 할 기회가 거의 없던 정유사 CEO들이 국감장에서 '회합'을 갖게 된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이처럼 여야가 매년 무더기로 기업인들을 국감장에 불러세우는 국감은 '기업 감사'로 변질되고 있다. 증인으로 채택된 기업인들은 국감장에서 몇 시간씩 대기만 하다가 돌아가기 일쑤인 데다 의원들의 질문 내용은 기존의 언론 보도 내용을 재탕 삼탕하는 수준에 그쳐 여론의 시선도 따갑다. 해당 기업인들은 "정치권이 말로만 기업 살리기에 앞장선다고 하지 말고 기업인들의 의욕을 꺾는 증인 선정에 좀 더 신중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국회는 이제라도 기업인들이 '국감 동네북' 신세에서 벗어나 경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강동균 정치부 기자 kdg@hankyung.com

    ADVERTISEMENT

    1. 1

      [사설] 금소세 40만·종부세 50만명 시대…현실 맞게 기준 손봐야

      금융소득종합과세(금소세)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납부 대상자가 2024년 기준으로 각각 40만 명, 5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퇴직 후 뚜렷한 소득 없이 연금으로 생활하는 노년층 가운데서도 금소세와 종부세 둘 중...

    2. 2

      [사설] 전시 상황에도 '뺄셈 정치'만…국힘, 선거 하겠다는 생각인가

      이른바 ‘쌍특검 단식’을 끝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이르면 이번주 후반 당무에 복귀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동훈 전 대표와 관련해선 29일 열릴 최고위원회의에서 제명 여부를 최종 의결할 가능성이...

    3. 3

      [사설] 불법 브로커 먹잇감 된 사상 최대 中企 R&D 예산

      올해 정부가 지원하는 중소기업 연구개발(R&D) 예산은 지난해보다 45% 증가한 2조1959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지원 자금(4조4313억원) 등 다른 부처 정책자금까지 더하면 9조원대에 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