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상원에서 구제금융법안이 통과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시장의 관심이 경기둔화로 옮겨가는 가운데 철강업종이 특히 부진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2일 오전 10시 54분 현재 철강및금속업종지수는 3.04% 하락하며 코스피 전 업종 가운데 가장 큰 하락세다.

포스코동국제강이 3%대, 현대제철이 4%대 하락하고 있다.

이날 증권사들은 철강업종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연이어 내놓았다.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중국의 철강업체 5개사 경영진과 면담 결과, 이들이 당분간 철강가격 하락세를 전망했다고 전했다.

하종혁, 이청효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반적 시장의 기대와 달리, 중국철강사들은 올림픽 이후 수요 회복이나 비수기 이후 수요회복에 따른 철강가격 반등을 기대하지 않았고, 내년에도 철강시황의 약세를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철강수요 약세로 철강가격이 하락하면 중국의 철강재 수출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경우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이 중국 철강재가 유입되기 가장 좋은 시장이라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또 고급강이 아닌 중국산 철강재 특성상 국내 일반강 업체들에 불리할 수도 있다고 봤다.

두 애널리스트는 보통 철강가격 상승기나 인플레 시기에 철강업종은 가격 상승이 영업익 증가로 연결되고 원가 상승분의 제품 전가 능력이 좋아 다소 유리하지만, 현재로서는 이 두 가지 요건이 모두 사라졌다며 철강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대신증권에서도 철강업종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내렸다.

대신증권의 문정업 애널리스트는 “원/달러 환율 상승과 제품단가 인하 추세, 원료 구매비 상승 예상 등 국내 철강업체 영업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지표들이 당초 예상과 달리 회복이 더디거나 악화중이고, 호전기대감도 약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찰강업체들의 4분기 영업실적은 높은 원/달러 환율로 인해 수입 원재료비가 상승하는 가운데, 제품 단가를 할인 또는 인하할 가능성이 있어 영업이익률이 전분기대비 감소하고,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는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문 애널리스트는 전망했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