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위기 여파가 실물경제에까지 파급되고 있어 걱정이다.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경기가 일제히 추락세를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각종 경제지표가 모두 내리막 일변도다. 8월 광공업생산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9% 증가하는데 그쳤고 7월에 비해선 2.2%나 감소했다. 도소매 판매 증가율도 뚝 떨어져 내수가 얼어붙는 양상(樣相)이 완연하다. 돈줄도 말라가면서 기업은 물론 금융회사들까지 자금조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 가운데 경제를 떠받치는 유일한 버팀목 역할을 해온 수출마저 급격히 둔화돼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무역수지는 지난달 18억9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올 누계적자가 142억달러에 이르렀다. 대외경제환경이 갈수록 악화돼 앞으로의 전망도 그리 밝지 못하다. 미국과 유로권의 제조업 지수는 2001년 9ㆍ11테러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일본 또한 단기경제관측(단칸)지수가 5년3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주저앉는 등 글로벌 경제가 동시 침체로 빠져드는 형국이다.

따라서 정부는 일시적 자금난 때문에 흑자도산하는 기업이 없도록 하는 등 미국발 금융위기의 부작용을 줄이는데 만전을 기하지 않으면 안된다. 특히 미국 상원을 통과한 구제금융법안이 3일 하원까지 통과한다 하더라도 세계경기흐름을 단기간에 돌려놓긴 힘들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고 보면 한시도 경계감을 늦춰선 안될 일이다. 기업들은 무엇보다 수출 확대에 전력(全力)을 다해야 한다. 경영환경이 어렵긴 하지만 수출을 늘리는 것이야말로 경제회복을 떠받치는 것은 물론 달러공급 확대를 통해 금융시장 혼란을 진정시키는데도 큰 도움을 줄 게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