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에게 공식적인 해명의 자리를 마련해준 것인가,아니면 그린스펀을 희생양으로 삼기 위한 자리인가. 미국 의회가 오는 23일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사진)을 출석시켜 최근의 금융위기와 관련한 청문회를 가질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헨리 왁스먼 하원 감독행정개혁위원장은 2일 "16일부터 세 건의 금융위기 규명 청문회가 열린다"고 밝혔다. 16일 청문회에는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 회장인 조지 소로스와 폴슨 앤드 코의 존 알프레드 폴슨 등 5명의 헤지펀드 책임자들이 출석을 요청받았다. 17일에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데븐 샤르마 사장과 무디스,피치 등 3대 신용평가사 경영자들을 출석시켜 신용평가업계가 금융위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조사한다. 마지막으로 23일에는 그린스펀과 함께 크리스토퍼 콕스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존 스노 전 재무장관을 출석시켜 금융위기 관련 금융당국의 역할 등을 따져 묻는다.

그린스펀은 현 벤 버냉키 FRB 의장의 선임자로서 지난 18년6개월 동안 미국의 통화ㆍ금리 정책을 총괄해왔다. 그는 FRB 의장 재직시 미 사상 최장기 저금리 시대를 유지,결과적으로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거품'을 유발해 심각한 금융위기를 촉발시켰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한편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벅셔 해서웨이 회장이 차기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차기 대통령에 당선되면) 미국인들이 믿음과 확신을 심어줄 수 있다고 인정하는 사람이 재무장관이 될 것"이라며 버핏과 멕 휘트먼 전 이베이 회장,존 체임버스 시스코 회장 등을 예로 들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