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바쁜 금감원 신용서비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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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의도 금융감독원 빌딩에서 가장 늦게까지 불이 켜져 있는 곳을 고르라면 단연 신용서비스실이다.
지난달 '9월 위기설' 속에 여러 대기업의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지자 은행들을 통해 이들 기업의 부실 가능성을 점검하느라 눈코 뜰 새가 없었다. 이후엔 통화옵션상품인 키코(KIKO) 거래로 손실을 본 중소기업들이 도산 위기에 처하자 '중소기업 유동성 지원방안'을 마련하느라 매일 밤을 샜을 정도다. 중소 조선소 및 건설업체들의 부도설도 끊이지 않아 하루하루가 '지뢰밭'이다.
신용서비스실은 금융회사의 신용위험 평가,계열기업군과 개별기업에 대한 신용위험 분석,주채권은행제도 운용 등의 업무를 도맡고 있다. 업무영역이 그만큼 광범위하다. 하지만 신용서비스실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실장을 포함해 3개팀,24명에 불과하다. 게다가 신용지도팀 등 핵심팀의 팀장은 팀장 승진 1~2년차의 '신출내기'다.
또 신용서비스실에서 가장 많은 10명이 근무하는 신용정보업팀은 한국신용평가 등 신용정보사를 감독ㆍ검사하는 조직이다. 기업이나 금융사의 신용도 관련 업무에선 사실상 '열외'라는 얘기다.
조직이 이렇게 된 이유는 금감원이 지난 4월 조직을 개편하면서 최근 몇 년간 금융시장에 별다른 위기가 없었다는 이유로 신용감독국과 신용정보실을 통ㆍ폐합해 실단위로 축소한데 따른 것이다. 1국 1실 6개팀이 1실 3개팀으로 줄어들었다.
신용서비스실의 전신은 신용감독국이다. 외환위기 당시에는 기업 구조조정의 총대를 메면서 각종 부실기업 정리 등의 실무작업을 도맡아온 부서다. 위기가 몰려올 때는 업무가 집중될 수밖에 없는 곳이라는 얘기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확산되고 실물경기로까지 전이될 조짐을 보이자 금감원내엔 벌써 신용감독국을 부활시켜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용감독국 부활론은 한국 경제 전체가 위기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증거다. 안타까운 일이다. 시장에선 몇 개월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금융당국에 불안감을 느낀다.
미국발 금융위기의 후폭풍에 금융당국이 어떻게 대응할지 지켜볼 일이다.
김현석 경제부 기자 realist@hankyung.com
지난달 '9월 위기설' 속에 여러 대기업의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지자 은행들을 통해 이들 기업의 부실 가능성을 점검하느라 눈코 뜰 새가 없었다. 이후엔 통화옵션상품인 키코(KIKO) 거래로 손실을 본 중소기업들이 도산 위기에 처하자 '중소기업 유동성 지원방안'을 마련하느라 매일 밤을 샜을 정도다. 중소 조선소 및 건설업체들의 부도설도 끊이지 않아 하루하루가 '지뢰밭'이다.
신용서비스실은 금융회사의 신용위험 평가,계열기업군과 개별기업에 대한 신용위험 분석,주채권은행제도 운용 등의 업무를 도맡고 있다. 업무영역이 그만큼 광범위하다. 하지만 신용서비스실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실장을 포함해 3개팀,24명에 불과하다. 게다가 신용지도팀 등 핵심팀의 팀장은 팀장 승진 1~2년차의 '신출내기'다.
또 신용서비스실에서 가장 많은 10명이 근무하는 신용정보업팀은 한국신용평가 등 신용정보사를 감독ㆍ검사하는 조직이다. 기업이나 금융사의 신용도 관련 업무에선 사실상 '열외'라는 얘기다.
조직이 이렇게 된 이유는 금감원이 지난 4월 조직을 개편하면서 최근 몇 년간 금융시장에 별다른 위기가 없었다는 이유로 신용감독국과 신용정보실을 통ㆍ폐합해 실단위로 축소한데 따른 것이다. 1국 1실 6개팀이 1실 3개팀으로 줄어들었다.
신용서비스실의 전신은 신용감독국이다. 외환위기 당시에는 기업 구조조정의 총대를 메면서 각종 부실기업 정리 등의 실무작업을 도맡아온 부서다. 위기가 몰려올 때는 업무가 집중될 수밖에 없는 곳이라는 얘기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확산되고 실물경기로까지 전이될 조짐을 보이자 금감원내엔 벌써 신용감독국을 부활시켜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용감독국 부활론은 한국 경제 전체가 위기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증거다. 안타까운 일이다. 시장에선 몇 개월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금융당국에 불안감을 느낀다.
미국발 금융위기의 후폭풍에 금융당국이 어떻게 대응할지 지켜볼 일이다.
김현석 경제부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