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 탤런트 최진실씨 자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서초경찰서는 3일 최씨의 자살이 충동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발표했다.

양재호 서초경찰서 형사과장은 기자회견에서 "어제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부검 결과 목을 매 자살했다는 1차 소견을 얻었다"며 "유족과 매니저 등 주변의 진술,최씨의 메모,자살 직전의 통화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볼 때 충동적인 자살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사망 이틀 전인 9월30일 '사채업 괴담' 유포 혐의로 입건된 증권사 직원 A씨가 '선처를 바란다'며 전화를 걸어와 통화를 했다. 이로 인해 잠을 못자고 울었던 최씨는 얼굴이 부어 약속된 광고촬영을 하지 못하게 됐다. 속이 상한 최씨는 소속사 사장 서모씨 등과 술을 마셨다. 최씨는 매니저 박씨와 귀가하면서 "개천절 날 애들 운동회가 있는데 어떻게 하느냐.가기 싫다. 왜 내가 사채업자가 돼야 하느냐.죽고싶다"는 등의 푸념을 했다. 2일 새벽 0시47분께 최씨는 모여성잡지사 김모 기자에게 마지막으로 전화를 걸어 울면서 "죽고싶다"는 말을 반복하다 "죽을거야.너한테 마지막으로 전화하는거야.애들 크는 거 잘 지켜봐"라고 단정적으로 얘기한 뒤 전화를 끊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최씨는 이전에도 "내가 죽으면 납골당이 아니라 산에 뿌려달라"는 말을 자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최씨가 '섭섭한 세상'의 배려를 전혀 받지 못하는 정상급 연예인의 고통을 매일 빽빽이 기록한 메모 형태의 일기장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이 수첩에는 "나는 외톨이,왕따… 도무지 숨을 쉴 수가 없다"라는 등 최씨가 겪어왔던 심적 고통에 대해 상세히 적혀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향후 약물복용 여부 등 국과수의 최종 감정 결과와 보강수사를 통해 끌어낸 결과를 종합해 조만간 수사를 종결할 계획이다.

박민제 기자/김정환/최창규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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