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별세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친인 김홍조 옹이 4일 낮 고향인 경남 거제시 장목면 대계마을 인근 야산자락에 묻혀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다.

고인의 유해는 이날 오전 11시20분께 외아들인 김 전 대통령과 부인 손명순 여사, 손자인 현철씨 등 가족과 친인척, 마을주민, 고인이 장로로 있던 신명교회 신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계마을과 거제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양지바른 야산 자락에 안장됐다.

정치권에서는 김수한 전 국회의장, 서청원, 정병국, 이주영, 양정례 국회의원, 김혁규 전 경남도지사, 홍인길 전 청와대 총무수석, 김한겸 거제시장 등이 참석해 고인을 배웅했다.

오전 10시40분께 1만3천송이의 하얀 국화에 뒤덮인 운구차에 실려 대계마을 입구에 옮겨진 고인의 유해는 약 150여m에 이르는 산길 오르막을 거쳐 장지에 도착했다.

이어 신명교회 이태석 목사의 집례로 하관예배가 엄숙히 진행됐으며 김 전 대통령 내외는 하관예배 내내 의자에 앉은채 찬송가와 기도를 낮게 읊조리며 부친의 마지막 길을 차분히 지켜봤다.

하관예배에서 이 목사는 "문민정부를 탄생시킨 아드님을 대통령으로 배출케 하는 큰 축복을 받으셨다"며 "이제 천국에서 편히 안식할 곳을 찾으셨을 줄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대통령을 비롯한 유족 10여명이 하관이 끝난 관위로 흙을 3차례씩 뿌리면서 장례는 마무리됐고 흙더미에 덮인 관이 보이지 않게 되자 5명의 딸들은 "아버지, 아버지, 사랑하는 우리 아버지! 보고 싶어요"라며 참았던 울음을 터뜨려 주위를 숙연케 했다.

하관식을 마친 김 전대통령은 생가에서 점심을 먹고 휴식을 취한 뒤 문상객 맞이에 큰 도움을 준 마을주민들에게 일일이 악수하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김 전대통령은 거제시내 한 호텔에서 7일까지 머물 예정이다.

이에 앞서 마산 삼성병원 장례식장에서는 고인의 영결식이 엄숙하게 열렸다.

김 전 대통령은 발인예배가 진행되는 동안 집례 목사의 기도에는 눈을 감고 시종 엄숙한 표정을 지었고 부산 대신동교회의 찬양시에는 직접 찬송가를 따라 부르며 부친의 마지막 가는 길을 애도했다.

발인예배에서는 고인의 약력이 소개된 이후 생전 모습이 담긴 고인의 영상물이 상영되자 유족들은 울음을 터뜨리거나 눈시울을 붉히며 흐느끼기도 했다.

발인예배에 이어 김 옹의 유해가 1만3천여송이의 국화꽃으로 장식된 대형 리무진으로 옮겨진뒤 운구행렬은 곧바로 장지인 거제로 향했다.

(마산.거제연합뉴스) 황봉규 이정훈 기자 sea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