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제지가 공장가동 중단이 예정된 신풍제지에 신발 의약품 등 포장박스를 만드는 데 쓰이는 백판지를 공급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한솔제지와 신풍제지 경영진은 최근 신풍제지의 평택공장 이전이 계획됨에 따라 생산중단 기간에 백판지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공급키로 합의했다.

신풍제지는 경기도 평택 고덕지역이 국제 평화신도시로 개발됨에 따라 이르면 내년 상반기께 공장을 전북 군장산업단지로 이전하게 된다. 지난해 약 12만여t의 백판지를 생산(수출 4만t, 내수 8만t)한 이 회사는 기계 설치와 건설 등 공장 이전에 약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신풍제지는 수출은 당분간 중단하지만 기존 거래처에 대한 내수공급은 계속할 계획이어서 백판지 구매가 필요한 실정이다.

신풍제지 관계자는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시점부터 국내 1위 업체인 한솔제지로부터 내수공급 물량인 연간 8만t 정도의 백판지를 OEM으로 공급받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8만t규모는 약 720억원(t당 9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신풍제지 평택공장은 부지가 23만291㎡(약 6만8000평)로 공시지가만 1030억원 선이다. 건물,공장이전비 등을 합치면 실제 보상액은 약 1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풍제지는 생산중단 기간에 영업손실을 막을 수 있으며 한솔제지는 매출증대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백판지 시장은 한솔제지 대한펄프 세하 신풍제지 한창제지 등 5개사가 연간 약 120만t(수출 60%)을 생산,수년째 공급과잉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