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Focus] 와코비아 뺏긴 씨티 "소송도 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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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입김 작용했는지 관심
법원 "씨티에 배타적 인수협상권"
미국 4위 은행인 와코비아를 인수해 금융위기를 정면 돌파하려 했던 씨티그룹이 5위 은행인 웰스파고에 먹잇감을 빼앗겨 분노하고 있다.
와코비아는 지난 3일 씨티그룹에 은행 부문만 떼어내 매각하기로 했던 당초 계획 대신 회사 전체를 웰스파고에 팔기로 했다고 밝혔다. 매각 대금은 주당 7달러로 총 151억달러다. 씨티가 법률회사 자문을 받으며 최종 계약서를 다듬는 틈을 이용해 웰스파고가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와코비아 경영진의 마음을 돌려세운 것이다.
이 과정에서 월가는 웰스파고의 지분 9%를 갖고 있는 워런 버핏 벅셔 해서웨이 회장이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버핏은 와코비아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관련 부실자산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합병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란 점을 웰스파고 최고경영층에 강조함으로써 거래를 압박했다는 관측이다. 영업망이 서부지역에 집중돼 있는 웰스파고는 이번 합병을 통해 39개주에 걸쳐 1만761개 지점을 추가,동부와 남부 지역의 영업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장기적으로 와코비아 합병에 들어가는 총 비용 대비 가치가 있는 거래라는 게 웰스파고의 판단이다.
와코비아 인수를 중재했던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도 웰스파고가 와코비아를 인수하면 씨티와는 달리 공적자금을 투입하지 않아도 돼 웰스파고의 인수를 마다하지 않는 분위기다. 웰스파고는 3일 의회를 통과한 구제금융법에 따라 세금 혜택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세청(IRS)이 부실 금융회사 인수시 세금 감면 혜택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이 구제금융법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뒤통수를 얻어맞은 씨티그룹은 와코비아가 '배타적 협상' 계약을 파기한 것이라고 발끈하며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씨티그룹은 뉴욕주 대법원이 4일 씨티그룹이 와코비아에 대한 잠정적인 배타적 인수 협상권을 가지고 있어 오는 10일까지 와코비아가 씨티 이외의 다른 금융회사에 자신의 자산을 팔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와코비아를 둘러싼 인수.합병(M&A)전은 법원으로 번진 상태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
법원 "씨티에 배타적 인수협상권"
미국 4위 은행인 와코비아를 인수해 금융위기를 정면 돌파하려 했던 씨티그룹이 5위 은행인 웰스파고에 먹잇감을 빼앗겨 분노하고 있다.
와코비아는 지난 3일 씨티그룹에 은행 부문만 떼어내 매각하기로 했던 당초 계획 대신 회사 전체를 웰스파고에 팔기로 했다고 밝혔다. 매각 대금은 주당 7달러로 총 151억달러다. 씨티가 법률회사 자문을 받으며 최종 계약서를 다듬는 틈을 이용해 웰스파고가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와코비아 경영진의 마음을 돌려세운 것이다.
이 과정에서 월가는 웰스파고의 지분 9%를 갖고 있는 워런 버핏 벅셔 해서웨이 회장이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버핏은 와코비아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관련 부실자산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합병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란 점을 웰스파고 최고경영층에 강조함으로써 거래를 압박했다는 관측이다. 영업망이 서부지역에 집중돼 있는 웰스파고는 이번 합병을 통해 39개주에 걸쳐 1만761개 지점을 추가,동부와 남부 지역의 영업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장기적으로 와코비아 합병에 들어가는 총 비용 대비 가치가 있는 거래라는 게 웰스파고의 판단이다.
와코비아 인수를 중재했던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도 웰스파고가 와코비아를 인수하면 씨티와는 달리 공적자금을 투입하지 않아도 돼 웰스파고의 인수를 마다하지 않는 분위기다. 웰스파고는 3일 의회를 통과한 구제금융법에 따라 세금 혜택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세청(IRS)이 부실 금융회사 인수시 세금 감면 혜택을 대폭 확대하는 내용이 구제금융법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뒤통수를 얻어맞은 씨티그룹은 와코비아가 '배타적 협상' 계약을 파기한 것이라고 발끈하며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씨티그룹은 뉴욕주 대법원이 4일 씨티그룹이 와코비아에 대한 잠정적인 배타적 인수 협상권을 가지고 있어 오는 10일까지 와코비아가 씨티 이외의 다른 금융회사에 자신의 자산을 팔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와코비아를 둘러싼 인수.합병(M&A)전은 법원으로 번진 상태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