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매사추세츠 연방정무에 지원 요청
신용위기로 투자급감… 지방채 발행 잇단 연기

미국의 주정부가 심각한 자금난에 봉착했다. 신용위기로 투자자를 찾지 못해 채권 발행이 곤란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4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 이어 매사추세츠주도 이날 연방정부에 정식으로 긴급 자금지원을 요청했다. 티모시 캐힐 매사추세츠 주정부 재무장관은 폴슨 재무 장관에게 주정부의 예산 집행에 차질이 빚어지는 긴급상황을 알리고,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매사추세츠 주정부는 신용위기로 지방채 매수세가 끊기면서 지난주 7억5000만달러의 자금조달 계획을 연기했다. 플로리다 주정부도 2억달러 규모의 30년만기 지방채 발행 계획을 늦추기로 했다. 지방채에 투자하면 세금혜택을 볼 수 있는 데도 불구하고 신용위기 여파로 기관투자가들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어 지방채 시장이 제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아리조나 노스캐롤라이나 등 상당수 주정부가 정부에 자금 지원을 요청해야 할 판이다. 빌 라키어 캘리포니아 주 재무장관은 "구제금융법이 발효됐어도 주 정부 채권 시장이 되살아날 것으로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만큼 경색된 자금시장 분위기가 풀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러시아에서는 자금을 빌리면서 담보로 제공한 주식 가치가 떨어지자 채권단으로부터 마진콜(추가담보 충당 요구)을 당하는 곳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 지주회사인 베이직엘레먼트 그룹은 채권단에 캐나다 자동차부품회사인 마그나인터내셔널 지분 20%를 넘겨주기로 했다. 러시아 주식시장이 급락,자금을 빌리면서 담보로 제공했던 주식가치가 떨어진 탓이다. 러시아는 신용위기로 금융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기업들이 대출받기가 극히 어려운 상황이다.

러시아 대기업들은 주식 등을 담보로 총 5000억달러 규모의 외국계 자본을 빌려썼다. 이런 상황에서 주가가 떨어지자 마진콜을 당하는 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국영 석유회사는 OAO로즈네프트는 최근 주가가 반토막 나면서 채권단들로부터 마진콜을 당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