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전형요강 막판변경… "헷갈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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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부터 원서접수…반영비율 등 바꿔 혼란
성균관대 "리트 잘 본 사람 유리"…반영비율 등 바꿔 수험생 혼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입학을 위한 사상 첫 원서접수가 6일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서울대,연고대 등 주요 대학들이 법학적성시험(리트ㆍLEET) 성적 발표 후 로스쿨 입시전형을 급작스럽게 변경하면서 수험생들은 대혼란에 빠졌다.
고려대 법과대학은 지난달 29일 로스쿨 입시전형을 최종 공고했다. 지난 6월 첫 입시전형 발표 때 없었던 '우선선발제도(36명)'가 신설됐다. 전체 정원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우선선발제도는 필기시험 없이 면접으로만 뽑게 된다.
고대는 또 리트 성적을 백분위 점수로 반영한다고 밝혔다. 백분위는 전체 응시자 중 개인의 상대적 위치를 나타낸 점수다. 지원자의 등수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리트의 실질 반영비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이에 당초 고대를 목표로 했다가 리트 성적이 좋지 않아 고대 지원을 포기하는 응시생들이 속출하고 있다.
연세대는 당초 '리트 성적 상위 30%'만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홈페이지를 통해 이 조건을 삭제하고 토플 기준은 상향 조정했다. 이종우 연세대 법대 부학장은 "지원자가 지나치게 많이 몰릴 것을 우려해 리트성적 조건을 달았지만 리트 응시자 수가 1만명이 안되는 상황에서 리트성적으로 제한할 의미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토플 기준을 변경한 것도 토익 성적 기준에 맞게 토플 기준을 조정했을 뿐 영어 성적을 많이 반영하려는 의도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서울대는 애매한 공지로 지원자들을 헛갈리게 했다. 2일 서울대는 홈페이지를 통해 우선선발 전형일정을 없앤 일정을 올렸다. 이에 지원자들 사이에선 '우선선발 전형이 없어진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전종익 서울대 법대 교수에게 문의한 결과 서울대는 기본적인 틀에서 지난 4월 입학설명회 때와 크게 달라진 점이 없었다. 그는 "우선선발 전형은 유지되며,리트 80점 학점 100점 기타 120점인 큰 틀도 그대로"라며 "다만 내부적으로 다른 대학의 학점을 표준화해 반영하는 방법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균관대는 지난달 6일 최종 입학설명회 내용을 그대로 유지했다. 최종 입시전형에는 '추천서 의무조항'과 '최소지원 학점기준'이 폐지됐다. 추천서 제도의 경우 한국 현실에 맞지 않다는 자체 판단에 따른 것이다. 최봉철 법대학장은 "2차 전형에서 리트비중이 35%를 차지해 리트를 잘 본 사람이 유리할 것"이라며 "리트와 로스쿨 학업 성취도,변호사 시험합격률 간의 상관관계가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아주대 등도 2일 갑자기 리트 반영비율을 낮춰 지원자들을 혼란케 했다.
이에 서울대 로스쿨입시연구회 카페에는 대학들의 무책임한 행태를 비판하는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작성자 '쫑수'는 '도무지 감잡을 수 없는 전형'이라는 글을 통해 "그동안 많은 시험을 쳐봤지만 이번처럼 감을 잡기 어려운 시험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작성자 'wthere' 역시 '모집요강 최신으로 정리된 거 어디서 볼 수 있나요'라는 글을 통해 "옛날것 보자니 달라진 게 너무 많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직장을 다니며 로스쿨을 준비중인 나모씨(여ㆍ29)는 "리트의 실질 반영방법을 밝힌 대학은 영남대,아주대,외대,충남대밖에 없다"며 "지원자들은 좀더 투명한 정보에 목말라 있다"고 강조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