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마이스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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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의 장인(匠人)정신은 한치의 오차도 한순간의 방심도 허락하지 않을 정도로 철저했다. 아마도 도공들의 장인정신이 좋은 예일 것이다. 도자기를 구울 때 불가마의 온도가 떨어지자 자신의 몸을 태워 온도를 유지했다든지,이미 완성된 도자기라 해도 자신의 혼이 섞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 깨부순 일들은 전설이 아닌 실화로 전해지고 있다.
장인정신은 전통문화와 음식에서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다. 한옥,한지,한복,불상,목공예,방짜유기,자수,나전칠기에서부터 고추장,된장에 이르기까지 셀 수 없을 정도다. 대를 이어 내려온 손놀림 재주나 지극한 정성,정교하기 그지없는 한뜸의 바느질에서 철저한 직업정신이 번뜩이는 듯하다.
이런 장인정신은 서양문물이 밀려들면서 대량생산과 상업성에 매몰돼 버렸다. 기술자를 '장이'라 해서 천대하던 사회 분위기도 한몫 거들었다.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려하기보다는 명예와 돈을 좇은 것이다. 이웃 일본인들이 대를 이어 가업을 잇는 것과는 정반대였다.
오랫동안 잊혀졌던 장인정신이 다시 살아날 모양이다. 정부가 전국 9개 고등학교를 마이스터고(高)로 지정,적극 육성키로 했기 때문이다. 장인들을 양성하는 전문기술학교인 셈이다. 오는 2011년까지 50개교로 늘리는데,입학금 면제는 물론 장학금을 확대하고 군에 가서도 특기병으로 근무토록 하는 등 특전도 다양하다.
마이스터고는 독일제도를 모방하고 있다. 아우스빌둥이라고 하는 독일직업교육은 10년간의 정규교육 과정을 마친 뒤 시작되는데,차츰 전문 지식과 기술을 익혀 마이스터가 되면 사회적 지위와 부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 이들은 일류대학을 나와 석.박사 학위를 받은 어느 전문가 못지 않게 자긍심이 대단하다.
이제 막 첫발을 내디딘 마이스터고의 성공은 우리 사회의 인식에 달렸다. 기술을 천시하고 학벌만을 내세우는 풍조가 가셔져야 한다는 얘기다. 국가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도공의 장인정신이 더욱 새삼스러워지는 요즘이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
장인정신은 전통문화와 음식에서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다. 한옥,한지,한복,불상,목공예,방짜유기,자수,나전칠기에서부터 고추장,된장에 이르기까지 셀 수 없을 정도다. 대를 이어 내려온 손놀림 재주나 지극한 정성,정교하기 그지없는 한뜸의 바느질에서 철저한 직업정신이 번뜩이는 듯하다.
이런 장인정신은 서양문물이 밀려들면서 대량생산과 상업성에 매몰돼 버렸다. 기술자를 '장이'라 해서 천대하던 사회 분위기도 한몫 거들었다.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려하기보다는 명예와 돈을 좇은 것이다. 이웃 일본인들이 대를 이어 가업을 잇는 것과는 정반대였다.
오랫동안 잊혀졌던 장인정신이 다시 살아날 모양이다. 정부가 전국 9개 고등학교를 마이스터고(高)로 지정,적극 육성키로 했기 때문이다. 장인들을 양성하는 전문기술학교인 셈이다. 오는 2011년까지 50개교로 늘리는데,입학금 면제는 물론 장학금을 확대하고 군에 가서도 특기병으로 근무토록 하는 등 특전도 다양하다.
마이스터고는 독일제도를 모방하고 있다. 아우스빌둥이라고 하는 독일직업교육은 10년간의 정규교육 과정을 마친 뒤 시작되는데,차츰 전문 지식과 기술을 익혀 마이스터가 되면 사회적 지위와 부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 이들은 일류대학을 나와 석.박사 학위를 받은 어느 전문가 못지 않게 자긍심이 대단하다.
이제 막 첫발을 내디딘 마이스터고의 성공은 우리 사회의 인식에 달렸다. 기술을 천시하고 학벌만을 내세우는 풍조가 가셔져야 한다는 얘기다. 국가경제가 어려워지면서 도공의 장인정신이 더욱 새삼스러워지는 요즘이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