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6일 현대백화점에 대해 소비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유통업체 중 상대적으로 안정적 실적을 낼 것 이라면서 '매수'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12만5000원을 유지했다.

이 증권사 남옥진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올 상반기와 3분기 초까지 예상외의 호조를 보였던 유통업체들의 실적이 9월 이후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발 신용 위기가 심화된데다 기온이 예년에 비해 높아 가을상품이 덜 팔린 게 실적 둔화의 주된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직전 분기 대비 주요 유통업체의 기존점 매출 증가율이 둔화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현대백화점의 매출 둔화 폭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남 연구원은 "현대백화점의 3분기 총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4% 증가해 양호할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순이익은 7% 가량 떨어질 것으로 추산됐다. 2분기에서 이월된 인건비 소급액(20억원)이 3분기에 집행될 것이고, 작년 3분기에는 현대상선 주식매각이익 등 일회성 이익이 있어 기저효과(base effect) 또한 발생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남 연구원은 "현대백화점과 같이 고급백화점의 실적이 상대적으로 좋은 이유는 명품판매 호조 때문"이라며 "30%를 상회하는 명품 판매 증가율이 소비 위축과 환율 급등으로 인해 지금보다 더 오르기는 힘들 전망이지만, 실적에 타격을 입힐 만큼 급격히 떨어지지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현대백화점의 주가수익비율(PER)은 현재 9.7배로 시장 평균 대비 낮고, 과거 3년간 저점이 9배 수준이었기 때문에 주가 하락 리스크 또한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