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미 구제금융안이 지난 3일(현지시간) 통과되며 유동성 위기는 한 고비 넘겼지만 경기침체에 대한 부담이 미 증시 발목을 잡았다.

실물경기 위협 요인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9월 미국의 고용상황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발표되며 향후 소비경기 위축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를 높이고 있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9월 비농업부문 일자리 수는 전월보다 16만개 가까이 줄어들며 9개월 연속 감소했다.

실업률도 8월과 같은 6.1%를 나타내며 5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했고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는 49만7000명으로 2001년 9월 이후 최대에 달했다.

6일 오전 국내 증시에서는 철강주와 조선주가 급락하면서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감을 반영하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 상황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미 1200원선을 상향 돌파하는 등 연일 급등하고 있고, 원화 유동성 부족은 은행채와 회사채 금리 급등으로 이어져 신용스프레드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날 오전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290원을 넘어서는 폭등세를 보이면서 코스피를 맥없이 무너뜨리고 있다. 개인 매수로 1380선에서 지지되는 모습을 보이던 코스피는 환율이 급등하면서 순식간에 낙폭을 확대하며 전저점(1366.88P)마저 붕괴된 상태다.

이처럼 미 실물 경기 지표 부진과 급등하는 원/달러 환율이 국내 증시를 짓누르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당분간 보수적 전략을 취하라고 제시하고 있다.

민상일 한화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인하를 기대하는 시각도 부상중이지만 이는 그만큼 시장이 처한 위치가 위태로움을 의미한다"며 "3분기 어닝시즌도 금융위기 속 경기침체 우려로 기대감을 높이기 어려운 재료인 것은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민 연구원은 "9일 옵션만기일과 금통위가 예정돼 있지만 역시 기대요인은 아니다"며 "결국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졌는데 얻을 수 있는 수익보다 리스크가 크다면 쉬는 것도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패닉 상황의 가시적인 진정 또는 해결을 기다릴 시점이지 막연한 반등에 대한 기대를 앞세울 시점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내우외환에 시달리는 금융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매수 시점을 뒤로 미룰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