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이다] 한국형 CIB<상업투자은행>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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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로 美투자은행 몰락
유럽형 '유니버설 뱅크' 새롭게 각광
한국형 CIB모델 개발 서둘러야
미국발 금융 위기가 전 세계 금융 지도와 함께 금융회사의 발전 모델까지 바꾸고 있다. 베어스턴스 리먼브러더스는 물론 골드만삭스에 이르기까지 미국 내 투자은행(IB)이 줄줄이 몰락하면서 전통적인 상업은행(CB·Commercial Bank) 업무를 중심으로 IB 업무를 가미한 절충형 상업투자은행(CIB) 모델이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CB 부문이 IB 업무를 함께 맡는 형태의 유니버설 뱅크(UB·Universal Bank)의 장점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는 도이체방크 등 유럽의 대형 은행이 채택하고 있어 유럽형이라고 불린다. 기존 미국 IB를 성장 모델로 벤치마킹해 온 국내 은행들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새로운 성장 전략을 만드는 데 부심하고 있다.
◆CIB 모델의 급부상
그동안 눈부신 고도 성장으로 전 세계 금융회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미국형 IB 모델은 미국이 대공황 이후 은행업과 증권업을 분리하면서 탄생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신진 IB는 창의력과 적극적인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예금과 대출을 중심으로 한 보수적인 CB를 제치고 빠르게 성장했다. 그 과정에서 보여준 적극적 도전정신,과감한 위험 감수,신속한 의사결정 및 전문성으로 혁신을 거듭하며 신상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이익을 극대화했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사태를 계기로 IB의 탐욕에 대한 견제 필요성이 대두되자 안정적인 CB의 장점을 결합한 CIB 모델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는 1999년 미국이 CB의 IB 소유를 허용하면서 CB가 IB를 자회사로 거느린 형태의 금융지주회사를 말하는 것이다. JP모건의 급부상이 대표적 사례이며 독립계 IB의 몰락 이후 CIB가 대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도 이 모델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미국 사태로 투자은행 시대는 가고 예금·카드 등 다양한 자금조달 수단을 갖고 있으며 리스크를 비교적 잘 관리하는 은행계 IB가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UB 모델도 대안
유럽의 대형 은행은 CB와 더불어 IB 업무를 겸영하는 '유니버설 뱅킹(UB)'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산업혁명에서 뒤처진 독일이 19세기부터 기업의 자금 수요에 부응하도록 대규모 은행을 집중 육성하면서 확산된 모델이다. 도이체방크가 대표적이며 스위스의 UBS와 크레디트스위스,프랑스 BNP파리바도 공격적인 M&A를 통해 유럽형 IB의 강자로 성장했다.
UB는 IB 업무만을 담당하는 자회사를 두지 않고 CB부문 내에 둔다는 점에서 CIB와 구별된다. 은행이 보유한 기업 정보를 공유하고 은행의 자금력 및 판매망을 활용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반면 내부 겸영은 CB와 IB 간 이해 상충을 낳을 수 있고,IB의 손실이 은행의 지급결제 능력에 전가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특히 현재 유럽과 한국은 금융지주회사 형태가 달라 국내 은행법을 고치지 않는 한 UB모델 도입은 불가능하다.
◆한국형 CIB모델 개발해야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면서 글로벌 비즈니스에 포커스를 맞춘 한국형 CIB 성장모델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은행들은 기존 저축예금과 예치금의 단기운용 방식에서 벗어나 모기지와 기업 대출 등을 통해 자금을 장기운용 방식으로 변화시키고 IB 업무도 접목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식 IB의 시대가 끝났다고 IB 업무까지 지상에서 사라진 것은 아니다. 금융회사의 한 형태로서의 '투자은행(Investment Bank)'과 투자은행 업무,즉 '투자금융(Investment Banking)'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골드만삭스와 같은 독립형 투자은행의 경우 자금 능력이 견실하고 신용 경색이 완화되면 재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증권과 채권을 중심으로 한 유동화와 파생상품의 개발 및 판매 역량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미국 IB의 지역법인 인수 등을 통해 IB 역량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
유럽형 '유니버설 뱅크' 새롭게 각광
한국형 CIB모델 개발 서둘러야
미국발 금융 위기가 전 세계 금융 지도와 함께 금융회사의 발전 모델까지 바꾸고 있다. 베어스턴스 리먼브러더스는 물론 골드만삭스에 이르기까지 미국 내 투자은행(IB)이 줄줄이 몰락하면서 전통적인 상업은행(CB·Commercial Bank) 업무를 중심으로 IB 업무를 가미한 절충형 상업투자은행(CIB) 모델이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CB 부문이 IB 업무를 함께 맡는 형태의 유니버설 뱅크(UB·Universal Bank)의 장점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는 도이체방크 등 유럽의 대형 은행이 채택하고 있어 유럽형이라고 불린다. 기존 미국 IB를 성장 모델로 벤치마킹해 온 국내 은행들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새로운 성장 전략을 만드는 데 부심하고 있다.
◆CIB 모델의 급부상
그동안 눈부신 고도 성장으로 전 세계 금융회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미국형 IB 모델은 미국이 대공황 이후 은행업과 증권업을 분리하면서 탄생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신진 IB는 창의력과 적극적인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예금과 대출을 중심으로 한 보수적인 CB를 제치고 빠르게 성장했다. 그 과정에서 보여준 적극적 도전정신,과감한 위험 감수,신속한 의사결정 및 전문성으로 혁신을 거듭하며 신상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이익을 극대화했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사태를 계기로 IB의 탐욕에 대한 견제 필요성이 대두되자 안정적인 CB의 장점을 결합한 CIB 모델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는 1999년 미국이 CB의 IB 소유를 허용하면서 CB가 IB를 자회사로 거느린 형태의 금융지주회사를 말하는 것이다. JP모건의 급부상이 대표적 사례이며 독립계 IB의 몰락 이후 CIB가 대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도 이 모델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미국 사태로 투자은행 시대는 가고 예금·카드 등 다양한 자금조달 수단을 갖고 있으며 리스크를 비교적 잘 관리하는 은행계 IB가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UB 모델도 대안
유럽의 대형 은행은 CB와 더불어 IB 업무를 겸영하는 '유니버설 뱅킹(UB)'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산업혁명에서 뒤처진 독일이 19세기부터 기업의 자금 수요에 부응하도록 대규모 은행을 집중 육성하면서 확산된 모델이다. 도이체방크가 대표적이며 스위스의 UBS와 크레디트스위스,프랑스 BNP파리바도 공격적인 M&A를 통해 유럽형 IB의 강자로 성장했다.
UB는 IB 업무만을 담당하는 자회사를 두지 않고 CB부문 내에 둔다는 점에서 CIB와 구별된다. 은행이 보유한 기업 정보를 공유하고 은행의 자금력 및 판매망을 활용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반면 내부 겸영은 CB와 IB 간 이해 상충을 낳을 수 있고,IB의 손실이 은행의 지급결제 능력에 전가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특히 현재 유럽과 한국은 금융지주회사 형태가 달라 국내 은행법을 고치지 않는 한 UB모델 도입은 불가능하다.
◆한국형 CIB모델 개발해야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금융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면서 글로벌 비즈니스에 포커스를 맞춘 한국형 CIB 성장모델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은행들은 기존 저축예금과 예치금의 단기운용 방식에서 벗어나 모기지와 기업 대출 등을 통해 자금을 장기운용 방식으로 변화시키고 IB 업무도 접목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식 IB의 시대가 끝났다고 IB 업무까지 지상에서 사라진 것은 아니다. 금융회사의 한 형태로서의 '투자은행(Investment Bank)'과 투자은행 업무,즉 '투자금융(Investment Banking)'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골드만삭스와 같은 독립형 투자은행의 경우 자금 능력이 견실하고 신용 경색이 완화되면 재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증권과 채권을 중심으로 한 유동화와 파생상품의 개발 및 판매 역량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미국 IB의 지역법인 인수 등을 통해 IB 역량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