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체이스, 랭킹 1위로 급부상

전통적 상업은행 웰스파고도 약진

세계 금융계를 주름잡는 월스트리트의 지도가 새롭게 바뀌고 있다. 금융 위기로 인해 바닥이 보이지 않는 추락의 공포 앞에 각 금융그룹 간 합종연횡이 이뤄지면서 그간 투자은행(IB) 중심의 기존 세력 구도가 상업은행(CB)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되고 있는 것.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문제로 시작된 금융 위기가 IB에 재앙이었다면,예금을 바탕으로 탄탄한 자금력을 가진 CB에는 오히려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제 우리가 알고 있던 월가는 더 이상 존재치 않고 금융 산업이 대공황 이후 가장 대규모로 재편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JP모건,일약 랭킹 1위로 도약

JP모건체이스는 이 과정에서 미국 6위 은행인 워싱턴뮤추얼과 5위 IB인 베어스턴스를 인수하면서 씨티를 제치고 일약 미국을 대표하는 금융회사로 일어섰다. 특히 미국 전역에 걸쳐 2300여 지점을 둔 워싱턴뮤추얼을 통해 그동안 지점망이 없었던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서부 연안과 플로리다 지역을 끌어안으며 소매금융 부문의 경쟁력을 높였다. JP모건이 현재의 검토안대로 7위 은행인 선트러스트를 추가로 인수하고 아메리칸익스프레스와의 합병을 성사시킬 경우 소매금융에서도 확고한 1위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베어스턴스 인수로 강점을 갖고 있던 IB 부문에 날개까지 달게 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히 종합 금융그룹으로 미국을 대표하는 위상을 확고히하게 된 것이다. JP모건은 포천 500대 기업의 40%와 거래하면서 미국 내 3만여개에 달하는 대기업 및 주요 기관의 자금 관리 서비스를 대행하고 있으며 미국 내 1위 결제은행 자리를 확보하고 있다.

◆웰스파고,씨티를 제치다

'월스트리트의 이단아'로 취급받던 웰스파고는 자신보다 덩치가 큰 미국 내 4위 상업은행인 와코비아를 전격적으로 인수,씨티를 4위로 밀어내면서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다. 더불어 와코비아의 은행 부문뿐 아니라 계열 증권사인 A.G.에드워즈와 뮤추얼펀드 자회사인 에버그린까지 인수,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 웰스파고는 와코비아 인수를 통해 1조4200억달러의 자산과 7870억달러 규모의 예금 계좌를 보유하게 된 것은 물론 1만761개의 지점까지 끌어들이며 기존에 없던 동부 지역을 영업망에 포함시키는 쾌거를 이뤘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면서 랭킹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미국 내 9위 상업은행인 컨트리 와이드파이낸셜과 3위 투자은행인 메릴린치를 인수,세력을 확장하고 이름값을 하며 미국 은행의 자존심을 지켰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