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변동 적은 지주사·내수기반 탄탄한 소비재 주목

경기둔화 영향…시총 상위株도 영업익 줄어든 곳 많아

3분기 실적발표 기간(어닝시즌)이 다가오면서 실적호전 종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10일 신세계와 한섬을 시작으로 3분기 어닝시즌이 개막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 둔화로 향후 실적 둔화가 우려되는 상황인 만큼 3분기 실적이 잘 나왔다고 해서 무턱대고 후한 점수를 줘선 곤란하다며 실적이 안정적으로 호조를 보일 수 있는 종목을 선별해내는 노력이 필요한 때라고 조언했다.

◆3분기 전반적으로 부진 예상

증권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개 이상의 증권사가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유가증권시장 140개 주요 종목의 3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6조7644억원과 13조7368억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분기에 비해 영업이익은 6.7% 증가하는 데 그치고,순이익은 6.6% 감소할 전망이다.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과 미국발 금융위기가 맹위를 떨친 탓에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이 지난 2개월여 동안 지속되고 있어 실제 실적이 전망치를 밑도는 종목도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140개 주요 종목의 3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7월 말 전망치에 비해 8월 말에 각각 5.9%와 6.5% 하향 조정된 데 이어 8월 말 대비 지난 6일 기준으로 각각 3.2%와 8.0% 더 낮아졌다.

시가총액 상위 30개사(분기별 실적비교가 불가능한 금융지주사 3곳은 제외) 중 삼성전자 한국전력 국민은행 KT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 가스공사 KTF 등 8개사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3분기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학·보험·제약 실적개선 돋보여

3분기 실적 호전이 예상되는 업종으론 화학 보험 제약 철강 제지 등이 꼽힌다. 삼성증권 대우증권 대신증권 등이 추려낸 실적 호전주 30여개 종목 가운데 동양제철화학 에쓰오일 LG화학 삼성정밀화학 금호석유 등 화학주가 5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보험(삼성화재 메리츠화재 코리안리) 제약(LG생명과학 유한양행 동아제약) 철강(포스코 대한제강) 제지(한솔제지 한국제지) 등의 순이었다.

이 밖에 LG LS GS 등 지주사가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됐고,KT&G와 오리온 등 필수소비재도 실적 호전주로 지목됐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은 "원·달러 환율과 금리가 급변하면서 개별 업종의 업황 변동성이 심화되고 있어 여러 계열사를 통해 이익 변동에 대한 헤지기능을 갖춘 지주사가 안정적 실적성장을 보이고,탄탄한 내수기반을 갖추고 수출비중을 높이고 있는 필수소비재가 주목할 만한 실적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적 좋더라도 신중한 접근을

3분기 실적이 좋게 나오더라도 경기하강이 예견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실적 호조세를 이어갈 수 있는지를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조언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3분기 실적이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해서 유망한 종목으로 봐선 곤란하다"며 "실적과 함께 밸류에이션(주가수준) 흐름을 눈여겨보면서 실적 개선이 주가에 덜 반영된 종목을 골라내야 한다"고 말했다. 오 파트장은 "3분기 실적이 부진한 종목 중에서 향후 실적 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종목을 주목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3분기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이익증가율이 고점에 이른 종목은 피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은 "향후 경기둔화를 감안하면 화학 철강 등은 실적 개선이 정점에 다다른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들 업종 중에서 상대적으로 이익이 급감할 가능성이 작은 종목을 선별해서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보험은 밸류에이션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실적 호전주 외에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는 기업들에 초점을 맞추고,증시 변동성을 고려해 매수가격대와 매매 타이밍을 철저히 분할하는 투자전략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