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광고경기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제일기획은 국내외 취급액이 늘어나면서 실적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계열사들의 광고물량이 꾸준한 데다 오리온 중국법인과 웅진코웨이 등 비계열사 광고물량도 신규로 확보하면서 취급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7%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증권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제일기획의 올 3분기 매출 및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 평균치)는 1419억원과 110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3분기 매출 1189억원과 영업이익 70억원보다 각각 19.3%와 57.1% 증가한 수준이다. 순이익은 108억원에서 162억원으로 50%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일기획의 최대광고주인 삼성전자가 전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공격적인 점유율 확대 전략을 펴면서 강도높은 마케팅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본사 기준 마케팅 비용은 올 상반기에 전년 동기보다 73.8% 늘어났고,베이징올림픽이 있었던 3분기에 이어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하는 4분기에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 연구원은 "3분기 계열사들의 광고 물량도 50% 가까이 늘어나면서 내수가 위축된 시기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계열사 물량 외에도 제일기획은 국내 광고물량의 비중이 50% 미만이어서 국내 경기 변화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 주요 고객이 대부분 대기업들이어서 광고비 집행의 양극화에 따른 수혜도 기대된다. 변승재 대우증권 연구원은 "경기둔화 국면에서 중소형 광고주들은 탄력적으로 광고비 집행을 줄이지만 대형 광고주들은 구조적으로 비용을 줄이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통신 자동차 금융 등 일부 내수산업은 사실상 과점체제여서 제품의 차별성보다는 유통망이나 마케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제일기획은 비삼성계열 글로벌 광고주의 영입으로 계열사에 의존하는 '인하우스' 체제를 극복하면서 '글로벌 광고대행사 톱10' 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반기와 내년에도 해외 부문을 중심으로 이익 모멘텀이 강화되면서 실적은 꾸준히 호전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종인 연구원은 "실적 호조를 배경으로 올해도 배당수익률이 3%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매수' 의견에 목표주가를 28만원으로 제시했다. 대우증권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이보다 높은 33만원이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