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건설과 현대건설이 6대4비율로 나눠 시공
3.3㎡당 분양가는 2천만원안팎 현시세는 4천만원선


삼성건설과 현대건설이 용산 가족공원 근처에 짓고 있는 주상복합아파트인 ‘용산 파크타워’가 드디어 10월말 입주를 시작한다.

분양을 시작한 2005년 4월을 기준으로는 3년6개월, 재개발 시공사 선정 시점으로부터는 약 22년 만에 공사가 마무리돼 새 주인을 맞게 됐다. ‘용산 파크타워’가 준공에 이르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용산 파크타워’의 출발은 현대건설에서 시작됐다. 현대건설은 20여 년 전 쯤인 지난 86년 노후불량주택 재개발 사업 단지인 이 지역에 단독 시공사로 선정됐다. 그러나 조합은 일반 재개발사업으로 사업을 추진할 경우 용적률이 낮아진다는 이유로 15년 뒤인 2001년 도심재개발사업(현 도시환경정비사업)으로 사업을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 조합에 반대하는 비상대책위원회가 결성됐다. 이후 비대위는 삼성건설을 새로운 시공사로 선정했다. 현대건설의 즉각적인 반발에 결국 두 회사가 6(삼성)대4(현대)의 비율로 공동 시공키로 했다.

이런 사연으로 ‘용산 파크타워’는 국내 대표건설사인 삼성건설과 현대건설이 사상 처음으로 공동 팀을 이뤄 준공을 보는 주상복합 건물이다. 시공 비율에 따라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34층, 37층, 40층 등 3개동(총 110층 규모)을 짓고 현대건설이 23층 1개동과 34층 2개동 등 역시 3개동(총 91개층)을 시공해왔다.

삼성건설과 현대건설은 ‘용산 파크타워’를 공동으로 시공한 게 아니라 개별 시공했다. 그런 만큼 같은 단지 내 시공과정에서 선의의 경쟁을 벌여왔기 때문에 10월초 입주자사전점검 때 호평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용산 파크타워’는 아파트(99~326㎡) 888가구와 오피스텔(170~304㎡)126실 등 총 1,014가구로 구성된 대단지다. 2005년 4월 분양당시 전 가구가 1순위에서 청약이 완료된 인기단지로 꼽힌다. 당시 분양가는 3.3㎡(1평)당 1885만∼2197만원으로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현재 매매가는 134㎡~267㎡는 3.3㎡당 4,000만 원정도로 최근 167㎡가 20억 원, 185㎡가 23억 원에 거래됐다. 전세시세는 3.3㎡ 당 1000만원~1500만원으로 층과 향, 조망권에 따라 다양한 임대매물이 나와있다.

인근 중개업소 파크애비뉴(☎792-2888) 관계자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에 대한 기대심리가 있는데다 주한외국인을 상대로 하는 렌트수요가 예상돼 부동산 시장한파 속에서도 파크타워에 대한 관심이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입주자사전점검 행사가 끝난 직후 ‘용산 파크타워’ 현장을 찾았을 때는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었다. 먼저 현대건설 한현영 소장의 안내로 33층의 326㎡아파트에 올라갔다.

거실 동쪽에서 아래를 내려봤다.용산 미군기지의 야구장이 한 눈에 들어왔다. 눈을 오른쪽으로 돌리자 국립박물관과 그 뒤로 이어지는 용산가족공원의 푸른 숲이 바다처럼 넓어 보였다.
실내 평면에서 눈에 띠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고급스런 분위기를 강조했고, 그 소재는 금(金)이다. 욕실 벽면 일부에는 엄지손가락 마디 정도의 두께로 금띠가 뻗어있다. 진짜 금이라고 했다.

거실 아트월에는 금장벽지로 마감했다. 거실 벽면의 대리석은 라임스톤 계열의 모카크림으로 세련되면서도 자연스런 느낌을 준다. 주방 대리석은 선(線)을 살리기 위해 대리석 조각에 고유번호를 매겨가며 시공에 신경을 썼다고 한다.
천정 몰딩처리도 실내 평면에서 눈길이 가는 부분이다. 정교하면서도 부드러운 이미지다. 깔끔한 마감이 정교한 느낌을 주지만 몰딩의 무채색 톤이 정교함을 누그러뜨려 부드럽다는 인상을 준다.

13층의 151㎡아파트에선 현관을 지나 주방과 경계를 짓는 중문의 유리무늬가 인상적이다. 천연 나뭇잎 무늬를 아크릴유리 사이에 끼워 놓은 것으로 자세히 보면 무늬가 모두 다르다. 천연 나뭇잎이어서 자연을 실내에 옮겨 놓은 것 같다. 독일산 제품이라고 한다.

현대건설은 분양당시 실내 디자인 컨셉을 중후한 분위기의 세미 클래식으로 선보였다. 하지만 계약자 설문조사를 통해 밝고 자연스런 분위기로 실내 디자인을 바꿨다. 그래서 간결하면서도 깔끔한 이미지를 받을 수 있다.
디자인 측면만 강조된 게 아니라 입주자의 편의를 위해 기능적인 측면도 신경을 썼다. 에어컨 실외기는 거실쪽 실내에 배치됐지만 특허제품의 문을 채택,소음이 없다. 계단 공용부에는 음식물쓰레기와 일반쓰레기를 버릴 수 있는 배출구가 마련돼 있다.
단지 조경은 이웃한 용산가족공원과 어울리게 공원처럼 꾸며지고 있다. 제주 남동해안 속설에 마을 기운이 약한 곳에 기운을 보태준다는 제주팽나무가 단지 안에 심어져 있다. 조합이 체납한 10,000㎡ 공원과 도로변 도로 일부도 공원으로 막바지 조성중이다.

1층 필로티에는 주민들이 쉴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지고 의자와 탁자도 놓여있다. 동과 동은 꽃과 나무길을 따라 연결된다. 단지에서 지하철 이촌역을 곧바로 연결하는 지하도로도 공사중이다.

한경닷컴 김호영 기자 en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