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트 설비업체인 태광은 글로벌 금융위기 사태에서 한발 비켜 서 있는 중동지역의 플랜트 발주가 늘어남에 따라 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는 종목이다. 실적 전망에 비해 최근 주가 하락폭이 과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저가 매수에 나설 기회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증권정보 제공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올 3분기 태광 영업이익 추정치는 238억원으로 작년 3분기(106억원)의 두 배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3분기 매출은 834억원으로 예상되는데,이는 전년 동기 매출(703억원)보다 18% 정도 많아진 것이다. 영업이익이 매출보다 훨씬 크게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태광의 실적 증가율은 중동지역의 플랜트 발주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석원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에 140억달러 규모의 사상 최대 원유정제시설 공사인 쿠웨이트 프로젝트(KNPC)를 국내 건설사들이 수주했다"며 "이에 따라 플랜트부품 수요도 증가해 이 부분에서 절대우위를 갖고 있는 태광의 수주도 크게 증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작년 287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태광의 올 수주액은 지난달까지 2538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28.3% 늘어난 규모다. 이 같은 수주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증권가의 평가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중동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플랜트 관련 프로젝트는 총 92건,263조2440억원어치에 이른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담수화나 원유처리시설 등과 관련된 사업으로 GS건설 SK건설 현대건설 등 국내 건설사가 일부 공사를 이미 수주했거나 수주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국내 건설사의 수주가 성사될 경우 플랜트설비 부품 수요의 일부만 태광이 맡는다 해도 실적 개선이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하 연구원은 "최근 태광의 주가 조정은 글로벌 주가 하락과 수주 감소에 대한 일각의 우려 때문이지만 수주 호조세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주가조정은 저가 매수 기회"라며 목표주가를 현재 주가보다 80% 이상 높은 5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