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하이델베르크 암연구소에 재직중인 하우젠 박사는 10여년간 자궁경부암 조직에서 HPV의 DNA를 찾아내다 1983년 종양 유발 특성을 지닌 HPV16형을 찾아냈고 이듬해 HPV16형과 18형을 자궁경부암 환자에게서 복제함으로써 최근 시판된 서바릭스,가다실 등의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개발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했다.

바레-시누시와 몽타니에는 미국에서 원인 모를 폐렴과 카포시육종으로 사망하는 환자가 속출하던 1983년 세계 최초로 환자의 혈액에서 HIV를 분리하는데 성공했다. 두 의학자는 성매매,수혈 과정에서 에이즈가 전염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김태중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하우젠 박사는 자궁경부암 환자의 99.7%에 존재하는 HPV를 발견함으로써 천연두처럼 전염성이 있는 자궁경부암을 예방백신으로 퇴치할 수 있는 기초를 닦았다"고 평가했다. 조영걸 울산대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에이즈에 걸렸어도 감염 후 10년 정도 지나면 진단이 가능하고 신약으로 치료할 경우 생명에 큰 지장없이 살 수 있게 된데엔 두 의학자의 공로가 크다"고 말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