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금리 1%P 전격인하… 일본은 동결

금융시장 경색이 좀체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경기가 급랭할 조짐을 보이자 미국과 유럽이 동시에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란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호주가 7일 전격 금리를 인하하고 일본은 금리를 동결하는 등 각국 중앙은행들은 경기부양을 겨냥한 긴축완화로 금융정책의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오는 28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최대 0.75%포인트 인하할 것이란 쪽으로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FRB 통화정책의 '매파'로 분류돼 온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자금시장이 현재 준공포 상태"라고 언급해 금리인하가 검토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이에 호응,금리를 낮출 것이란 기대가 강하다. 이와 관련,앤서니 라이언 미 재무부 국내금융담당 차관대행은 "발밑 땅속에서 지진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전 세계가 금융시장 안정에 의무적으로 공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중앙은행(RBA)은 이날 기준금리를 연 7.0%에서 6.0%로 1.0%포인트 인하했다. 기준금리 1%포인트 인하는 지난 1994년 12월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RBA는 지난달 초 7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춘 바 있다. 일본은행도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연 0.5%인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일본은행은 2007년 3월 이후 20개월 연속 정책금리를 조정하지 않았다. 인도 중앙은행은 유동성 공급을 위해 11일부터 지급준비율을 8.5%로 0.5%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한편 FRB는 은행권에 긴급 공급하는 유동성 규모를 현재 4500억달러에서 올 연말까지 9000억달러로 확대키로 했다. 또 FRB에 예치한 시중은행의 지급준비금에 새로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은행권 자금공급을 늘려주기로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FRB가 민간은행에 전례가 없는 무보증 대출도 제공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기업어음(CP)을 FRB가 직접 매입하거나 CP 처리를 위한 특별기구를 구성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