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보다 값싸고 튼튼…연말까지 30만세트 공급

종이백 형태의 와인 상자가 미국으로 수출된다.

종이패키지 생산기업인 한진피앤씨(대표 이수영)는 세계 처음으로 개발한 종이백 형태의 와인 상자를 최근 미국의 마케팅 회사인 메트마크(MET MARK)에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었다고 7일 밝혔다.

한진피앤씨의 와인상자는 목재펄프에 마닐라삼을 섞어 만든 마닐라 지종에 골판지를 합쳐 제작됐다. 완충능력이 뛰어나 와인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기존 나무를 재료로 한 와인상자는 배송 과정에서 제품이 파손될 염려가 없지 않았다. 특히 이 제품은 가격이 2병들이 기준으로 2000원 선에 불과해 최저 3000원인 나무상자보다 50% 저렴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서랍 형태로 열고 닫을 수 있으며 운반이 편리하도록 상자 상단에 끈이 달려 있다. 판매자는 와인을 팔면서 별도의 포장지와 쇼핑백을 제공할 필요가 없으며,소비자 입장에선 들어 있는 와인을 즉석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다 빈 상자를 수납장이나 서랍장으로도 쓸 수 있다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의 크리스마스 시즌 등에 팔릴 와인 선물세트 포장재로 연말까지 30만세트(약 8억원)를 공급할 계획"이라며 "우선 첫 물량 2만개를 오는 11월15일 선적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달 제품공급 협상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을 때 샘플용으로 제공한 와인상자가 쇼핑백 외에 특별한 포장재가 없던 이곳에서 와인 농장주와 판매업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고 설명했다.

한진피앤씨는 이 제품에 대해 올 1월 국내 특허를 취득했으며 현재 PCT 국제 특허출원을 해 놓은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외장 케이스 조립이 필요없어 나무상자에 비해 생산성을 30% 이상 높일 수 있다"며 "경기도 파주 부지에 30억~40억원을 투자해 내년 5월까지 9900㎡(약 3000평) 규모의 제2공장을 건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진피앤씨는 메트마크와 아시아 지역을 제외한 전세계 독점 판매권을 맺었다. 이에 따라 미국을 비롯 유럽 남미 등 주요 와인 생산국에도 제품을 공급,내년 중 연간 매출이 50억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