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거래대금 4조원대로 전달보다 1조 줄어

증시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면서 견디다 못한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외면하고 있다.

7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5조5560억원에 달했던 유가증권시장 하루평균 거래대금 규모는 이달 들어 4조원대 중반으로 1조원 가까이 줄어들었다. 지난 1일 거래대금은 4조1791억원에 불과했고 코스피지수가 반등한 이날 거래대금도 4조7597억원에 머물렀다. 4억주를 넘어섰던 거래량은 3억4000만여주로 줄었다. 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은 9848억원으로 1조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변동성이 컸던 9월에는 주식 거래가 오히려 증가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구제금융안 등 잇단 정책 지원에도 미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다"고 전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든든한 지원군이던 연기금의 매수세가 10월 들어 주춤해졌다는 점도 거래대금 감소의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매수 주체가 사라진 데다 원·달러 환율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 둔화에 대한 공포심리가 확산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개인들의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돼 있다는 분석이다. 유가증권시장 내 개인투자자들의 거래대금 비중은 지난해 말 50.8%에서 현재 38% 선으로 낮아진 상태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 하락 시 손실폭을 줄이는 방법 중 하나인 주식선물 거래가 급감했다는 점이 개인들의 투자심리가 악화돼 있다는 방증"이라고 전했다. 최 연구원은 "전날 주가 급락에도 평소 4만계약 수준이던 주식선물 거래량이 오히려 3만4000계약으로 감소했다"며 "주가의 하락 압력이 워낙 커 투자자들이 매매 자체를 꺼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 연구원은 "해외 증시와 환율 움직임이 안정되는 것을 확인하고 3분기 실적시즌을 무사 통과해야 투자심리가 비로소 개선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