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과 채권금리가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의 불안이 지속될수록 '외풍'에서 자유로운 기업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외화부채가 적고 현금이 풍부하면서 실적이 지속적으로 개선될 종목을 눈여겨 보라는 조언이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7일 "지금처럼 혼란스러운 시장 상황에서는 위험대처 능력이 뛰어난 종목들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며 "자기자본 대비 외화부채가 적고 차입금 의존도가 낮은 기업들에 주목하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서 해외부채가 많은 기업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고 내부 자금이 부족한 기업도 금리 상승으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외화부채가 거의 없고 유보율이 높아 안정성이 검증된 기업 중 배당 성향과 적정주가 대비 괴리율이 높은 종목으로는 현대차제일모직 LG화학 오뚜기 등이 꼽혔다.

동양종금증권은 "변동성이 확대된 만큼 한 가지 투자 기준만 적용해서는 안 된다"며 "자금시장경색에서 자유로우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에서 비껴서 있는 종목이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국내 증시의 이익모멘텀이 둔화되는 와중에도 실적 전망치가 높아지는 종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 증권사 이재만 연구원은 9월 들어 3분기와 4분기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된 네패스 대교 동국제강 롯데칠성 삼성정밀화학 등을 유망 종목으로 제시했다.

또 지금은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지면서 주가가 하락하는 '역실적 장세'인 만큼 지속적으로 실적이 좋아질 종목들로 투자를 압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조윤남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둔화 속도가 빠를 것으로 예상되는 4분기 이후 기업들의 이익이 크게 줄어들 수 있는 만큼 분기실적 대신 향후 1년간 실적전망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올 3분기 순익이 향후 1년간 분기 순익 중 최저 수준일 것으로 예상되는 현대차와 LG 현대모비스 기업은행 등을 이익 대비 저평가된 대표 종목으로 꼽았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