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19세 성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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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후면 너는/손을 잡는 것과 영혼을 묶는 것의/미묘한 차이를 알게 될 것이다/사랑은 누군가에게 기대는 것이 아니고/입맞춤은 계약이 아니고/선물은 약속은 아니라는 것을 배우고.' '아들아,절대 돌아서지 말아라/사는 게 좀 어렵다고/층계에 주저앉지 말아라/여기서 넘어지지 말아라.'
전자는 베로니카 쇼프스톨의 '얼마 후면',후자는 랭스턴 휴스의 '어머니가 아들에게'라는 시의 일부다. 미국 시인들의 딸과 아들에 대한 조언은 스무살 안팎 자식을 바라보는 이 땅 부모들의 심정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제딴엔 어른인 척하지만 부모 눈엔 여전히 철부지인 탓이다.
정부가 민법을 개정,성년의 기준을 만 20세에서 만 19세로 낮추겠다고 나섰다. 성년의 기준은 미국 18세,일본 대만 20세,이탈리아 22세 등으로 나라마다 다르다. 우리의 경우 민법은 20세지만 청소년보호법상 청소년은 19세 미만,근로기준법과 영화진흥법상 연소자는 18세 미만 등 기준이 제각각이어서 논란을 일으켜 왔다.
2004년에도 추진,입법 예고까지 됐다 무산됐던 안(案)인 만큼 경과를 지켜볼 일이지만 선거법과 청소년보호법의 기준을 감안하면 이번엔 실현될 확률이 커 보인다. 민법상 성년이 되면 신용카드 신청과 각종 매매 계약 등 독자적인 경제활동이 가능하고 부모 동의없이 결혼도 할 수 있다.
고등학교만 나오면 성인으로 인정받고 부모 간섭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권리 못지 않게 짊어져야 할 책임과 의무를 일깨우는 일이다. 나이만 먹는다고 어른이 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선조들이 관례(冠禮)를 중시했던 것도 그래서였을 터이다.
관례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어른이 되었음을 선포함으로써 가정과 이웃 사회 국가에 대한 책무의 막중함을 깨닫게 하려는 행사였다. 19세 성년을 추진하는 차제에 '성년선서 캠페인'을 벌여보는 건 어떨는지.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하고,사회인으로서 정당한 권리에 참여하고,신성한 의무에 충실해 어른의 도리를 다할 것을 엄숙히 선서합니다.
"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전자는 베로니카 쇼프스톨의 '얼마 후면',후자는 랭스턴 휴스의 '어머니가 아들에게'라는 시의 일부다. 미국 시인들의 딸과 아들에 대한 조언은 스무살 안팎 자식을 바라보는 이 땅 부모들의 심정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제딴엔 어른인 척하지만 부모 눈엔 여전히 철부지인 탓이다.
정부가 민법을 개정,성년의 기준을 만 20세에서 만 19세로 낮추겠다고 나섰다. 성년의 기준은 미국 18세,일본 대만 20세,이탈리아 22세 등으로 나라마다 다르다. 우리의 경우 민법은 20세지만 청소년보호법상 청소년은 19세 미만,근로기준법과 영화진흥법상 연소자는 18세 미만 등 기준이 제각각이어서 논란을 일으켜 왔다.
2004년에도 추진,입법 예고까지 됐다 무산됐던 안(案)인 만큼 경과를 지켜볼 일이지만 선거법과 청소년보호법의 기준을 감안하면 이번엔 실현될 확률이 커 보인다. 민법상 성년이 되면 신용카드 신청과 각종 매매 계약 등 독자적인 경제활동이 가능하고 부모 동의없이 결혼도 할 수 있다.
고등학교만 나오면 성인으로 인정받고 부모 간섭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권리 못지 않게 짊어져야 할 책임과 의무를 일깨우는 일이다. 나이만 먹는다고 어른이 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선조들이 관례(冠禮)를 중시했던 것도 그래서였을 터이다.
관례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어른이 되었음을 선포함으로써 가정과 이웃 사회 국가에 대한 책무의 막중함을 깨닫게 하려는 행사였다. 19세 성년을 추진하는 차제에 '성년선서 캠페인'을 벌여보는 건 어떨는지.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하고,사회인으로서 정당한 권리에 참여하고,신성한 의무에 충실해 어른의 도리를 다할 것을 엄숙히 선서합니다.
"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