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내 몇 위 하겠다는 목표는 의미 없습니다. 자산관리형 종합증권사로 차근차근 내실을 다져 업계 상위권 증권사로 성장하겠습니다.”

현대중공업그룹 일원이 된 하이투자증권(옛 CJ투자증권)의 서태환 신임 사장은 8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외형보다 내실을 다지며 튼실한 상위 증권사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서 사장은 “조선업종 호황으로 그룹의 현금유동성이 좋아 자산운용과 증권업에 관심을 갖게 됐지만, 금융산업의 핵심으로 부상하는 증권업 전망이 밝아 CJ투자증권을 인수했다”며 단순히 넘치는 유동성을 굴리는 차원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증권업도 조선/중공업과 함께 주력으로 삼겠다는 것이 그룹의 방침이라는 것.

그는 “단기간에 덩치를 불리는 다른 증권사 M&A는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하이투자증권의 내실을 다져 성장하겠다”면서 ‘차근차근’이라는 단어를 여러 번 반복해 언급했다.

서 사장은 또한 “사업 확장 및 영업력 강화 등을 위해 자본확충이 필요한 만큼 올해 안에 유상증자를 실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규모와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서 사장은 “하이투자증권은 실적에서 펀드판매 비중이 50%를 차지할 정도로 자산관리 경쟁력이 높다”며 “다양한 금융상품 개발과 M&A, IPO(기업공개), 증자, 운용서비스 등 IB업무도 강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퇴직연금사업과 선박금융시장 등에도 적극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지점망 확대는 울산 등 경쟁력 있는 곳을 중심으로 하고, 개인보다는 법인영업을 위주로 초기 사업을 다진다는 전략이다.

서 사장은 구체적인 인력확충 규모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리서치센터 인력도 보강하겠다”고 밝혔다. 법인영업을 강화하려면 리서치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

대주주 변경으로 향후 1년간은 상장할 수 없으나, 하이투자증권의 상장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서 사장은 밝혔다.

서태환 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재정총괄 전무이사를 역임했다. 계열분리 전의 현대증권에서 국제영업본부장도 지낸 바 있는 서사장은 이번 하이투자증권 부임으로 10년 만에 여의도로 복귀했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