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 연일 하락세다. 낮은 주가 수준 외에는 별다른 매력이 없고, 인도네시아 마트 업체 인수 가격도 높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8일 오전 9시 54분 현재 롯데쇼핑은 4.41% 내린 22만7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연일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고 가운데 이날도 장중 22만3500원까지 떨어져 신저가를 새로 썼다. 이 가격은 지난해 10월 15일 고점 45만1500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증권 전문가들은 롯데쇼핑의 3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보이고, 주가 상승 요인이 마땅치 않다고 평가했다.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소비 여건 악화와 지난달 추석 수요 부진으로 백화점과 할인점의 기존점 성장률이 모두 역신장했고, 백화점 신규점 투자와 인건비 상승 등의 비용 증가로 판관비 부담도 커졌다는 설명이다.

이날 하이투자증권은 롯데쇼핑의 3분기 총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3%, 0.2% 증가한 2조6494억원과 168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민영상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신규 출점에 의한 외형 확대에도 불구하고 최근 금융시장 불안에 의한 실제 소비 둔화 추세 영향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홈플러스의 홈에버 인수로 할인점 시장 입지가 약해진 점도 리스크 요인이기 때문에 지금은 올해 예상 주가수익비율(PER) 9~10배 수준의 낮은 밸류에이션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키움증권도 "롯데쇼핑은 지방 백화점의 비중이 높아 경기 부진에 따른 이익 변동성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되며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크게 감소했다"며 "상대적으로 이익 안정성이 낮아지고 있다"고 지난 7일 보고서에서 밝혔다.

이날 하락에는 인도네시아 대형마트 체인인 '마크로'의 인수 가격에 대한 부담도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마크로'를 운영하는 '피티(PT) 마크로 인도네시아'의 지분 100%를 3859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마크로는 19개의 점포를 운영 중인 업계 3위권의 마트로 올해 상반기에 매출액 2925억원, 순이익 20억원을 기록했다.

하이투자증권은 "4000억원 내외로 추산되는 총 인수 가격은 수익성과 자산가치 대비 인수합병(M&A) 가치가 다소 높다"며 "투입자본 대비 수익성 정상화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현재 롯데쇼핑의 주식 가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하나대투증권도 "약 35%의 인수 프리미엄이 반영된 것으로 추산되는 인수 가격은 대형마트 사업을 통한 영업가치만으로는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점포당 부지면적이 평균 3만6000㎡로 활용도가 높고, 입지가 주요 도시에 집중되어 있어 향후 부동산 개발을 통한 추가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