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볼보 'C70 2.5 T5'‥버튼 누르면 세단이 컨버터블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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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이 트렁크로 차곡차곡 접혀…고속에서 안정감 돋보여
볼보 C70 2.5 T5는 4인승 컨버터블 모델이다. 하지만 빨간색 모델의 첫 인상은 늘씬하게 잘 빠진 세단 같았다.
컨버터블 모델은 대체로 실내가 좁지만 이 차는 1열 좌석 어깨 부분의 레버를 당겨서 시트를 접으면 뒷 좌석까지 어른 네 명이 타도 넉넉할 정도로 내부 공간이 넓은 점이 인상적이었다. 컴팩트 세단인 S40을 기본으로 해 개발된 만큼 안락한 승차감을 제공했다.
기어 레버 아래쪽에 있는 버튼을 누르자 마치 '트랜스포머'를 연상시키는 대변신이 시작됐다. 트렁크 뚜껑이 바깥쪽 90도로 열리더니 지붕이 두 조각으로 나뉘면서 뒷유리창 부분과 함께 트렁크 속으로 차곡차곡 접혀 들어갔다. 얌전한 세단에서 화려한 컨버터블로 변하는 데 채 30초가 걸리지 않았다.
다만 지붕 개폐가 보다 손쉬운 소프트톱 컨버터블(지붕이 방수용 천으로 된 컨버터블)과 달리 반드시 브레이크를 밟은 후 컨버터블 변환 버튼을 눌러야 한다. 하드탑 컨버터블(딱딱한 철판이나 플라스틱 지붕을 갖춘 컨버터블)은 접이 과정 중 차체가 약간이라도 흔들리면 지붕과 뒷유리 부분이 손상되기 쉽기 때문이다.
지붕을 연 채 경기도 일산으로 가는 자유로에서 엑셀러레이터를 힘있게 밟았다.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이 8초라 순식간에 시속 140km로 가속됐다. C70 T5에는 볼보가 자랑하는 직렬 5기통 2.5ℓ 가솔린 터보 엔진이 장착돼 최고출력 220마력,최대토크 32.3kg·m의 수준급 파워를 제공한다. 시속 230km까지 무리없이 가속됐고 앞·뒤 바퀴의 높낮이를 전자식으로 조절하는 에어서스펜션을 갖춘 만큼 안정감 있는 승차감을 제공했다. 볼보코리아 관계자는 "40대 이상의 고객층을 타깃으로 한 컨버터블이기 때문에 주행성능과 서스펜션을 조화시켰다"고 말했다.
변속기는 수동모드가 있는 자동5단이다. D모드에서 가속을 했을 때 시속 65km와 105km 근처에서 다소간의 변속감이 느껴졌지만 거부감보다는 한 단계 높은 질주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으면서 예리한 핸들링도 장점이다. 굴곡이 심한 도로에서도 즉각적이면서 안정감있는 코너링이 가능했다. 브레이크는 다른 스포츠세단과 달리 약간 둔한 느낌이었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스웨덴 명차 볼보의 이름만큼 최첨단 안전장치도 돋보였다. 사각지대 정보시스템인 BLIS가 사이드 미러에 잡히지 않는 사각지대 안의 물체를 감지해 불빛과 함께 경고음을 보냈다. 컨버터블 최초로 도어 안쪽에서 에어백이 터지도록 했고,전복 사고시 승객을 보호해주는 ROPS,경추 보호 시스템인 WHIPS 등이 장착됐다.
터치스크린이 아니라 리모컨 방향키로 일일이 문자를 찾아 입력해야 하는 내비게이션은 사용하기에 불편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