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은행감독위원회(은감위)는 8일 중소 은행들에 대해 올해 말까지 자기자본비율을 10%로 올리고 내년 말에는 12%에 맞추도록 했다. 현재 자기자본비율 충족 요건은 8%다. 은행 관계자들은 은감위가 문서가 아닌 구두로 자기자본비율 상향을 지시했으며,대출 현황 등 리스크 노출 수준을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건설은행 공상은행 중국은행 등 대형 국유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은 12%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초상은행 민생은행 등 중소형 은행들은 10% 미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은감위의 이번 조치로 은행들이 대출 규제와 자금 환수에 나설 경우 기업들의 자금경색은 더 심화될 전망이다. 특히 외국계 은행들은 중국 은행들이 대출자금을 회수함에 따라 자금 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외국계 은행들은 예금이 부족한 까닭에 대부분 중국 은행들로부터 자금을 차입해 영업하고 있다. 또 은행들이 배당을 대폭 삭감하거나 아예 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주식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 한 중국 은행 관계자는 "은감위의 지시를 따르려면 돈을 거둬들이고 배당을 줄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이와 관련,중국의 은행들은 세계 금융위기에서 가장 피해를 덜 본 편이지만 후폭풍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위기로 인한 불경기가 심화될 경우 수출기업들의 부실채권이 증가하고 부동산 버블 붕괴로 인한 위험도 점점 커진다는 것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