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시장 붕괴가 미국인들의 노후생활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유럽이나 신흥국들도 증시가 급락 추세여서 사정은 비슷하다.

7일 CNN머니에 따르면 75%가 넘는 가입률을 보일 만큼 대중적인 노후대비 수단인 연금펀드의 손실이 최근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2007년 중순 이후 연금펀드가 본 손실은 2조달러에 달한다. 28%에 달하는 손실 규모로,은퇴자들이 매달 손에 쥘 수 있는 연금이 1년 만에 3분의 1가량 줄어든 것이다.

미국이 채택하고 있는 401(k) 연금제도는 회사가 모든 퇴직금을 부담하는 전통적 연금제 대신 일정 금액을 회사와 근로자가 함께 부담,이를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높이는 방식이다. 따라서 시장이 좋으면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지만 거꾸로 원금 손실 가능성도 있다. 연금펀드 손실로 퇴직을 앞둔 미국인들이 저축을 늘리거나 은퇴를 늦추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하지만 은퇴를 앞둔 평범한 미국인들이 5~10년을 더 일하고,현재보다 더 많이 저축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또 보유자산을 주식에 투자한 채 노후생활을 꾸려가던 은퇴자들의 고민도 적지 않다. 로이터통신은 "계란이 다 깨지기 전에 주식시장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는 정서가 은퇴자들 사이에 팽배해 있다고 보도했다. 경제활동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노후자금을 잃고 나면 재기불능이란 불안감 탓이다. 이 때문에 증시가 호전될 때를 기다리지 않고 주식이나 채권시장에서 발을 빼고 현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김영주 인턴(한국외대 4년) cocomono@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