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의 위기가 심화되면서 엔화 가치가 급등,8일 도쿄 외환시장에선 한때 달러당 100엔선이 깨졌다.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엔선을 밑돌기는 지난 4월1일 이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날 엔화 가치는 장중 한때 전날에 비해 달러당 3엔 이상 오른 99엔대까지 치솟았다.

미국과 유럽의 금융위기가 확산됨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져 엔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급등한 것이다. 특히 호주가 전날 금리를 인하한 데다 글로벌 증시가 폭락하면서 리스크 회피 심리가 확산돼 해외 펀드 등에 투자됐던 엔캐리 트레이드(엔화를 팔아 외화자산에 투자하는 것) 자금이 청산된 게 엔화 가치 급등을 부추겼다.

엔화는 유로화에 대해서도 초강세를 지속하며 3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로화 가치는 "세계경제 침체가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이 나온 뒤 급락,전날 137.89엔에서 135.86엔까지 떨어졌다. 대니커 햄튼 뉴질랜드은행 외환전략가는 "미국과 유럽 금융시장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고,글로벌 경기침체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며 "이런 공포가 상대적 안전자산인 엔화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