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의 한국수출보험공사(이하 수보) 국정감사에서는 수보가 기업들의 환 위험을 관리한다는 명목으로 운영 중인 환변동보험의 문제점이 집중 거론됐다. 여야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1300원 선을 돌파한 고환율로 인해 보험에 가입한 중소기업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환변동보험은 수출계약 시점과 대금입금 시점 사이에 환율이 떨어져 기업이 손실을 입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 사전에 환율을 고정시켜놓는 상품이다. 하지만 예상 환율 변동 수치 이상으로 환율이 오르게 되면 수보가 기업에서 환수금을 받게 돼 있다.

최철국 민주당 의원은 "수보는 올해 들어 8월 말까지 보험금으로 211억원을 지급한 반면 4066억원을 환수했다"며 "여기에 4분기 환율을 1200원으로만 가정해도 9월부터 연말까지의 예상 환수액은 5800억원에 달해 결국 올 한 해 환변동보험 환수금이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특히 "각종 인센티브를 주면서 중소기업에 환변동보험 가입을 권유해 8월 기준으로 모두 1133개 업체가 가입돼 있다"면서 "정부가 운용하는 정책사업이 은행의 키코(KIKOㆍ환헤지 파생상품)처럼 중소기업의 고혈을 빨아먹는 흡혈귀가 됐다"고 비판했다.

정태근 한나라당 의원은 "환변동보험에 가입한 기업의 손실액이 올해 9월까지는 원ㆍ달러 환율 1250원을 적용할 경우 6449억원,10∼12월에는 환율 1300원 기준으로 6187억원 등 총 1조2636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며 "보험에 든 기업이 KIKO에 가입한 기업보다 영세한 만큼 수보는 대상 기업과 재계약을 체결해 환리스크에 따른 중소기업의 연쇄부도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강용석 의원은 "환율 하락을 예상해 환헤지 목적으로 중소기업들이 가입했지만 환율이 급등하면서 최근 한 달 동안에만 환수금이 1901억원에 달하는 등 중소기업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질타했다. 같은 당 이명규 의원은 "수보의 환수금 현황을 보면 2006년 272억원이었던 것이 올해는 8월 기준으로 4548억원으로 급증했다"면서 "수보가 판매하는 보험상품이 은행 등에서 파는 파생상품과 다를 바 없다면 굳이 환변동보험을 운영해야 할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유창무 수보 사장은 답변을 통해 "환수금 발생으로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량 중소기업들이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아 환수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신용보증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동균 기자/하경환 인턴(한국외대 4학년)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