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심리가 금융 위험 과장" 진단

삼성그룹 경영진은 지금의 글로벌 금융위기가 신뢰 상실에서 비롯됐다고 진단,지나치게 부화뇌동하기보다는 상황을 차분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삼성은 8일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에서 이기태 삼성전자 대외협력 담당 부회장 주재로 사장단협의회를 열고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논의를 거쳐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삼성 관계자는 "금융위기가 글로벌 불황으로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며 한국에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처럼 부동산 담보대출과 관련된 위기가 찾아올 가능성도 낮다는 진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날 회의에서 강재영 삼성투신운용 사장은 "금융위기로 인한 불안 심리가 커지면서 위험의 정도가 과장되고 있다"며 "부화뇌동하지 말고 차분히 상황을 차분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은 한국도 부동산 담보대출이 많은데 문제가 되지 않겠느냐는 다른 사장들의 질문에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정부와 민간이 상당한 노하우를 축적해 둔 데다 금융기관의 자금 운용도 미국에 비해 보수적이어서 위험하지 않다"며 "한국형 서브프라임 사태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고홍식 삼성토탈 사장은 "유가가 안정되고 있는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며 "유가는 장기적으로 큰 무리 없이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금여력이 떨어지는 중소협력사를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상완 삼성전자 LCD총괄 사장은 "제조업체들은 협력사들을 어려움에 처하지 않도록 지켜보고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기태 부회장은 참석자들에게 "금융위기를 맞아 진위 여부를 확인하기 힘든 정보들이 난무하고 있다"며 "사장단이 긴밀하게 정보를 공유해 시장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 1일부터 삼성 계열사에서 시작된 비즈니스 캐주얼 착용과 관련된 의견도 교환됐다. 제진훈 제일모직 사장은 회의 참석자들에게 비즈니스 캐주얼을 잘 입는 방법에 대해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a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