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조달금리 급등으로 은행들이 수출기업의 수출환어음 등을 매입하면서 받는 매입수수료(환가료)가 연 9%대로 폭등했다. 수출기업들은 환가료율에 원ㆍ달러 환율 급등으로 실제 부담하는 환가료가 한 달여 만에 2배 이상 치솟자 수익성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A은행의 이날 3개월 기준 환가료율은 연 9.16%로 이달 들어 0.77%포인트 급등했다. 지난달 1일(5.65%)과 비교하면 무려 3.51%포인트 올랐다. 이는 수출환어음이나 신용장 등에 아무런 하자가 없는 '클린 네고' 기준이며 일부 하자가 발견될 경우 환가료율이 연 10%대를 넘는다.

B은행의 경우 이날 3개월 기준 환가료율은 연 9.01%(클린 네고)였으며 C은행은 연 8.24%의 환가료율을 적용했다. 환가료는 은행이 어음 등을 매입할 때 적용하는 일종의 이자율이다.

A은행 관계자는 "환가료는 LIBOR(런던은행간금리)를 기준으로 외화예금 금리 등 조달 원가 등을 감안해 매일 공시한다"면서 "요즘처럼 달러 조달이 어려워지고 조달 금리도 급등한다면 환가료율도 계속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A은행은 외화 조달 차원에서 7일 이상 1개월 미만의 외화정기예금 금리를 지난 9월 중순 2% 미만에서 이날 5.33%까지 올렸다.

이처럼 환가료가 폭등하자 수출기업들은 수출을 해도 마진을 남길 수 없다고 아우성이다. 안산 지역의 한 기계제조업체 부장은 "바이어의 가격 인하 요구로 최근 수출가격을 낮춘 가운데 환가료가 급등해 수출을 해도 남는 돈이 없다"고 호소했다.

이 업체가 지난달 1일 90일 이후에 입금되는 조건의 외상수출 금액 10만달러를 B은행에 매입요청(네고)했을 때 당시 환가료율(6.1%)과 원ㆍ달러 환율(1011원)을 감안해 환가료로 154만원을 냈지만 이날은 환가료율(9.01%)과 환율(1389원) 급등으로 312만원을 지불해야 했다. 한 달여 만에 기업이 부담하는 수출환어음 매입 수수료가 2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