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 위기] 은행 달러금고 '바닥' … 신용등급 하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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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30억弗만기…하루짜리 대출로 버텨
무디스ㆍS&P 등급전망 '안정적 → 부정적'
매일 30억달러 만기 … 하루짜리 달러 대출로 버텨
예금 안늘고 연체율 높아지며 원화사정도 빠듯
무디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 국제 신용평가회사들이 국내 은행들의 외화조달 능력이 떨어졌다며 신용등급 전망을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신용경색의 심화로 국내 은행들이 초단기 달러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외화유동성뿐만 아니라 원화유동성도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은행 유동성 악화→신용등급 하락→외부자금 조달 여건 악화→유동성 더 악화 등의 악순환 고리가 만들어질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은행 신용등급 잇따라 하향
무디스는 8일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의 재무건전성 등급 전망을 C-'안정적'에서 C-'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글로벌 신용경색 위기와 한국 경제 침체에 따른 부담이 늘어나면서 두 지방은행의 신용가치가 악화될 것이란 전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무디스는 이어 "현재 신용등급인 'C-'를 유지하기도 힘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디스는 이에 앞서 지난 1일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등 4개 시중은행에 대한 재무건전성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이에 따라 4개 시중은행의 재무건전성 등급은 C'부정적'으로 바뀌었다.
S&P도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국의 은행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최근 한국의 은행들은 외화자금 수요에 발목이 잡혀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S&P는 "만기가 도래한 차입금을 다시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은행 시스템이 심각하게 악화되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한국 정부가 상당한 수준의 추가 부채를 감당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며 "가능성은 낮지만 이런 우려가 현실화하면 한국 정부의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피치 역시 "대외 차입과 관련해 한국 금융시스템에 일부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은행 자금사정 어떻길래
은행의 자금 중 외화 수급 사정은 이미 '빨간 불'이 들어와 있다. 달러를 빌려다 쓴 외국계 은행의 상환 요청은 밀려드는데 미국 유럽 일본 등 글로벌 자금시장에서 중장기 차입은 완전 중단된 상태다.
은행들은 지난 7∼8월엔 한 달짜리나 일주일짜리 달러 대출로 상환 요청에 응해왔으나 지난달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엔 '오버나이트'(하루짜리)달러대출로 연명하고 있는 실정이다. 은행들은 이 때문에 정부에 긴급 지원을 요청했으며 정부는 스와프시장을 통해 100억달러,'달러 직접대출'로 50억달러 등 모두 150억달러를 투입했다.
은행들이 갚아야 할 달러는 600억∼700억달러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중 매일 만기가 돌아오는 달러는 30억달러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은행들은 이 30억달러를 외환시장 및 단기자금시장에서 조달하다 보니 환율과 가산금리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이와 관련,정부는 은행들의 외화유동성 비율(만기 3개월 이내 외화자산을 만기 3개월 이내 외화부채로 나눈 것)이 100%를 웃도는 등 외화자산이 외화부채보다 많아 유동성에 큰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원화는 외화보다 사정이 약간 낫긴 하지만 어려움이 시작됐다고 전하고 있다. 매일 은행채 CD(양도성예금증서) 정기예금 등의 만기가 돌아오는데,경기가 나빠져 대출자들의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갚을 돈이 빠듯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은행은 지난 9월 말 원화유동성 비율 100%를 맞추기가 어려워 1주일 미만 수시입출식예금(MMDA)금리를 연 5%대 중후반으로 높여 자금을 조달했다.
한 은행은 수천억원을 다른 은행으로부터 높은 금리를 주고 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의 원화유동성 비율은 2006년 말 111.8%에서 지난해 말 107.5%,지난 7월 말엔 106% 등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박준동/정인설 기자 jdpower@hankyung.com
매일 30억달러 만기 … 하루짜리 달러 대출로 버텨
예금 안늘고 연체율 높아지며 원화사정도 빠듯
무디스,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 국제 신용평가회사들이 국내 은행들의 외화조달 능력이 떨어졌다며 신용등급 전망을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신용경색의 심화로 국내 은행들이 초단기 달러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외화유동성뿐만 아니라 원화유동성도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은행 유동성 악화→신용등급 하락→외부자금 조달 여건 악화→유동성 더 악화 등의 악순환 고리가 만들어질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은행 신용등급 잇따라 하향
무디스는 8일 부산은행과 대구은행의 재무건전성 등급 전망을 C-'안정적'에서 C-'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글로벌 신용경색 위기와 한국 경제 침체에 따른 부담이 늘어나면서 두 지방은행의 신용가치가 악화될 것이란 전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무디스는 이어 "현재 신용등급인 'C-'를 유지하기도 힘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디스는 이에 앞서 지난 1일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등 4개 시중은행에 대한 재무건전성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이에 따라 4개 시중은행의 재무건전성 등급은 C'부정적'으로 바뀌었다.
S&P도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국의 은행들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최근 한국의 은행들은 외화자금 수요에 발목이 잡혀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S&P는 "만기가 도래한 차입금을 다시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은행 시스템이 심각하게 악화되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한국 정부가 상당한 수준의 추가 부채를 감당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며 "가능성은 낮지만 이런 우려가 현실화하면 한국 정부의 신용등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피치 역시 "대외 차입과 관련해 한국 금융시스템에 일부 문제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은행 자금사정 어떻길래
은행의 자금 중 외화 수급 사정은 이미 '빨간 불'이 들어와 있다. 달러를 빌려다 쓴 외국계 은행의 상환 요청은 밀려드는데 미국 유럽 일본 등 글로벌 자금시장에서 중장기 차입은 완전 중단된 상태다.
은행들은 지난 7∼8월엔 한 달짜리나 일주일짜리 달러 대출로 상환 요청에 응해왔으나 지난달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엔 '오버나이트'(하루짜리)달러대출로 연명하고 있는 실정이다. 은행들은 이 때문에 정부에 긴급 지원을 요청했으며 정부는 스와프시장을 통해 100억달러,'달러 직접대출'로 50억달러 등 모두 150억달러를 투입했다.
은행들이 갚아야 할 달러는 600억∼700억달러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중 매일 만기가 돌아오는 달러는 30억달러 안팎으로 추정되고 있다. 은행들은 이 30억달러를 외환시장 및 단기자금시장에서 조달하다 보니 환율과 가산금리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이와 관련,정부는 은행들의 외화유동성 비율(만기 3개월 이내 외화자산을 만기 3개월 이내 외화부채로 나눈 것)이 100%를 웃도는 등 외화자산이 외화부채보다 많아 유동성에 큰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원화는 외화보다 사정이 약간 낫긴 하지만 어려움이 시작됐다고 전하고 있다. 매일 은행채 CD(양도성예금증서) 정기예금 등의 만기가 돌아오는데,경기가 나빠져 대출자들의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갚을 돈이 빠듯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은행은 지난 9월 말 원화유동성 비율 100%를 맞추기가 어려워 1주일 미만 수시입출식예금(MMDA)금리를 연 5%대 중후반으로 높여 자금을 조달했다.
한 은행은 수천억원을 다른 은행으로부터 높은 금리를 주고 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의 원화유동성 비율은 2006년 말 111.8%에서 지난해 말 107.5%,지난 7월 말엔 106% 등으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
박준동/정인설 기자 jdpower@hankyung.com